

보현행원품


그 때에 보현보살은 이 뜻을 거듭 펴기 위해 널리 시방세계를 두루 살피면서 게송을 설하셨다. 끝이 없는 시방세계 가운데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부처님들께 나의 청정한 몸과 말과 뜻으로 빠짐없이 두루 예배하오니 보현보살의 행과 원의 큰 힘으로 한량 없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 한 몸으로 무수히 몸을 나투어 수없는 부처님께 예배합니다.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부처님들 보살들 모인 가운데 각각 계시고 끝없는 법계의 티끌 속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이 충만하심 깊이 믿으며 저마다 갖가지 음성으로써 다함 없는 묘한 말씀 널리 펴내어 오는 세상 세월이 다할 때까지 부처님의 깊은 공덕 찬탄합니다. 아름답기 으뜸가는 온갖 꽃타래 좋은 음악 좋은 향수 좋은 일산들 이와같이 훌륭한 장신구로써 시방삼세 부처님께 공양하오며 으뜸가는 좋은 의복 좋은 향들과 가루향과 사르는 향 등과 촛불을 하나하나 수미산과 같이 모아서 한량 없는 부처님께 공양하오며 넓고 크고 지혜로운 이 마음으로 시방삼세 부처님을 깊이 믿어서 보현보살의 행과 원의 큰 힘으로 한량 없는 부처님께 공양합니다. 지난 세상 내가 지은 모든 악업은 화 잘 내고 욕심 많고 어리석은 탓 몸과 말과 뜻으로 지었음이니 내가 이제 남김없이 참회합니다. 시방삼세 여러 종류 모든 중생과 성문 연각 배우는 이 다 배운 이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온갖 공덕을 지성으로 받들어서 기뻐합니다. 시방세계 두루 비추시는 등불로 맨 처음 보리를 이루신 이께 위 없는 묘한 법문 설해 달라고 내가 이제 지성으로 권하옵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려 할 때 오래오래 이 세상에 머무르시어 모든 중생 건져내어 즐겁게 하길 모든 지성 기울여서 권하옵니다. 예경하고 찬탄하고 공양한 복덕 오래 계셔 법문하심 청하온 공덕 기뻐하고 참회한 온갖 선근을 중생들과 보리도에 되돌립니다. 내가 여러 부처님을 따라 배우고 보현보살 원만한 행을 닦아 익혀서 지난 세상 시방세계 부처님들과 지금 계신 부처님께 공양하오며 여러 가지 즐거움이 원만하도록 오는 세상 부처님께 공양하옵고 삼세의 부처님을 따라 배워서 무상보리 성취하기 원하옵니다. 끝없는 시방삼세 모든 세계를 넓고 크고 청정하게 장엄하옵고 부처님을 대중들이 둘러 모시어 큰 보리수 아래 앉아 계시니 시방세계 살고 있는 모든 중생이 근심 걱정 다 여의어 항상 즐겁고 깊고 깊은 바른 법문 공덕 받아서 온갖 번뇌 남김없이 사라지이다. 내가 보리 얻으려고 수행할 때에 나는 세상 어디에서나 숙명통 얻고 날 때마다 출가하여 계행을 닦고 깨끗하고 온전하여 새지 않으며 천신과 용왕과 야차들과 구반다들과 사람들과 사람 아닌 것들에까지 그들이 쓰고 있는 여러 말로써 갖가지 음성으로 설법하였네. 청정한 바라밀을 힘써 닦아 어느 때나 보리심을 잊지 않았고 번뇌업장 남김 없이 멸해 버리고 여러 가지 묘한 행을 성취하오며 연꽃 잎에 물방울이 붙지 않듯 해와 달이 허공에 머물지 않듯 모든 번뇌 모든 업 마군의 경계 세간살이 그 속에서 해탈 얻으니 일체악도(惡道) 온갖 고통 모두 없애고 중생에게 즐거움을 고루 주기를 끝없는 세월 다하도록 쉬지 않으며 시방중생 이롭게 함 한량 없으리. 어느 때나 중생들을 따르리니 오는 세상 모든 세월 다할 때까지 보현보살 넓고 큰 행으로 항상 닦아서 위 없는 보리도를 성취하리라. 나와 함께 보현행을 닦는 이들은 날 적마다 같은 곳에 함께 모이어 몸과 말과 뜻으로 하는 일 모두 같고 모든 수행 서원을 다같이 닦으며 바른 길로 나를 돕는 선지식들도 우리에게 보현행을 일러주시고 어느 때나 나와 함께 모여서 즐거운 맘 내시기를 원하옵니다. 바라건대 부처님을 만나 뵈올 때 보살들에 둘러싸여 계심을 항상 뵈옵고 광대하온 좋은 공양 항상 올리기 오는 세상 다하도록 지칠 줄 몰라 부처님의 묘한 법을 모두 지니고 일체의 보리행을 빛나게 하며 청정한 보현의 도 항상 닦아서 오는 세상 다하도록 익혀지이다. 시방법계 모든 곳에 두루 다니며 내가 지은 복과 지혜 다함이 없고 선정ㆍ지혜 모든 방편 해탈삼매로 그지없는 모든 공덕 모두 이루리. 한 티끌 가운데 수많은 세계가 있고 그 세계마다 한량 없는 부처님 계시고 곳곳마다 많은 대중 모인 가운데 보리행을 연설하심 내 항상 뵙네. 끝없는 시방세계 법계 바다에 털끝만한 곳곳마다 삼세의 바다 한량 없는 부처님과 많은 국토에 두루두루 오랜 세월 수행하오리. 부처님의 말씀하심 청정하셔라 한 말씀 속 여러 가지 음성 갖추고 모든 중생 뜻에 맞는 좋은 음성이 음성마다 부처님의 변재이시라. 시방세계 한량 없는 부처님께서 어느 때나 그지없는 그 말씀으로 깊은 이치 묘한 법문 연설하심은 내 지혜로 깊이깊이 들어가리라. 다가오는 세상까지 깊이 들어가 오랜 세월을 다하여 한 생각 만들고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세월을 한 생각 만드는 데로 들어가리라. 삼세의 한량 없는 부처님들을 한 생각 속에서도 모두 뵈오며 부처님의 경계 속에 늘 들어감은 요술 같은 해탈의 위력이어라. 한 터럭 아주 작은 티끌 속에서 삼세의 장엄한 세계 나타나며 시방의 티끌 세계 터럭 끝마다 모두 깊이 들어가 장엄하리라. 오는 세상 두루 비출 밝은 등불들 부처되어 설법하고 교화하시며 부처님 일 마치시고 열반에 드시면 내가 두루 나아가서 섬기오리다. 재빠르게 두루 도는 신통의 힘 넓은 문에 두루 드는 대승의 힘 지혜와 행 널리 닦은 공덕의 힘 위신으로 널리 덮는 자비의 힘 깨끗하게 장엄한 복덕의 힘 집착 없고 의지 없는 지혜의 힘 선정 지혜 모든 방편 위신의 힘 두루 널리 쌓아 모든 보리의 힘 모든 것을 청정케 하는 선업의 힘 온갖 번뇌 멸하는 꿋꿋한 힘 온갖 마군을 항복받는 거룩한 힘 보현행을 원만하게 닦는 힘으로 끝없는 모든 세계 청정장엄해 한량 없는 모든 중생 해탈케 하며 그지없는 모든 법을 분별 잘 하여 지혜 바다 깊이 깊이 들어가리라. 어디서나 모든 행을 청정히 닦고 가지가지 모든 원을 원만히 하며 부처님을 친히 모셔 공양하고 오랜 세월 싫증 없이 수행하며 과거ㆍ현재ㆍ미래세의 모든 부처님 가장 좋은 보리 위한 행과 원을 내가 모두 공양하고 원만히 닦아 보현의 큰 행으로 도를 이루리. 온 세계 부처님의 맏아들은 그 이름하여 보현보살님 내가 이제 모든 선근 돌려 주고 지혜와 행이 나도 그와 같아지이다. 몸과 말과 마음까지 늘 깨끗하고 모든 행과 세계고 그러하기를 이런 지혜 이름하여 보현이시니 바라건대 나도 그와 같아지이다. 나는 이제 거룩한 보현의 행과 문수보살 크신 서원 깨끗이 하여 저 일들 남김없이 성취하리니 오는 세상 다하도록 싫증 안내리. 한량 없는 많은 수행 모두 닦아서 그지없는 모든 공덕 다 이루고 끝이 없는 모든 행에 머물러 있어 가지가지 신통력을 깨달으리라. 문수보살 용맹하고 크신 지혜와 보현보살 지혜의 행 사무치고자 내가 이제 모든 선근 돌려보내어 그 임들을 항상 따라 배우오리다. 삼세의 부처님들 칭찬을 하신 이와 같이 훌륭하고 크신 서원들 내가 이제 그 선근을 돌려보내어 거룩한 보현행을 얻고자 합니다. 원컨대 이 목숨 마치려 할 때 온갖 번뇌 모든 업장 없애고서 아미타부처님을 만나 뵈옵고 머무름 없이 정토왕생하려 합니다. 내 몸이 저 세계에 가서 난 다음 그 자리서 이 큰 서원 모두 이루고 온갖 것을 남김 없이 성취하여서 일체중생을 기쁘게 하리다. 저 부처님께 모인 대중 청정하여라 나는 이 때 연꽃 위에 태어나리니 아미타부처님을 친히 뵈오면 그 자리서 보리수기(授記) 내게 주시리. 부처님의 보리수기 받들고나서 마음대로 백억화신 나타내어 크고 넓은 시방세계 두루 다니며 이 지혜로 일체중생 건지리니, 허공계와 중생계가 다하면 이내 원도 그와 함께 끝나겠지만 중생의 업과 번뇌 끝이 없으니 나의 원도 끝내 다함이 없으리. 끝없는 시방세계 가득히 쌓은 온갖 보배로써 부처님께 공양한대도 가장 좋은 기쁨으로 천상인간을 무량겁이 다하도록 보시한대도 어떤 이가 거룩한 이 서원을 한번 듣고 지성으로 믿음을 내어 무상보리 구하려고 우러른다면 그 공덕이 저 복보다 훨씬 나으리. 나쁜 벗은 언제나 멀리 여의며 영원토록 나쁜 세상 만나지 않아 아미타부처님을 속히 뵈옵고 보현보살 좋은 서원 갖추리니 이 사람은 훌륭한 목숨을 얻고 이 사람은 날 때마다 사람 몸 받고 이 사람은 오래잖아 보현보살의 크고 넓은 행원을 성취하리라. 지난 날 어리석고 지혜 없어서 다섯 가지 무간죄를 지었더라도 보현보살 이 서원을 읽고 외우면 한 생각에 죄업이 소멸하리니. 날 때마다 훌륭한 가문 좋은 얼굴과 복과 지혜 모든 공덕 다 원만하여 마군이나 외도들이 범접 못하니 삼계중생 좋은 공양 받으리라. 오래잖아 보리수 아래 앉아서 여러 마군들의 항복받나니 정각을 성취하고 법을 설하여 모든 중생 빠짐없이 이익주리라. 누구든지 보현보살 이 서원을 읽고 외워 받아 지녀 말한다면 부처님이 이 과보를 아시리니 반드시 보리도를 얻게 되리라. 누구든지 보현원을 읽고 외우라 선근의 한 부분을 내 말하리니 한 생각에 모든 공덕 다 성취하고 중생들의 청정한 원 성취하리라. 내가 지은 거룩한 보현보살의 행 그지없이 훌륭한 복 다 돌려주어 고해에 빠진 모든 중생이 하루속히 극락정토에 어서 가소서. 이 때에 보현보살이 부처님 앞에서 이 넓고 큰 보현의 서원과 청정한 게송을 읊으시니 선재동자는 크게 기뻐하였고 여러 보살들은 모두 크게 즐거워했으며 부처님은 ‘그렇다, 그렇다.’라고 찬탄하셨다. 부처님이 여러 보살들과 함께 이같이 불가사의한 해탈경계의 훌륭한 법문을 연설하실 때, 문수사리보살을 비롯한 큰보살들과 그 보살들이 성숙시킨 6천의 비구와 미륵보살을 비롯한 현세의 보살들과 무구(無垢)보현보살을 비롯한 일생보처¹로서 관정위(灌頂位)에 있는 큰보살들과 시방세계에서 모인 수없이 많은 보살들과 큰 지혜를 가진 사리불, 마하목건련 등을 비롯한 큰 성문들과 인간과 천상과 세간의 모든 주인들과 하늘ㆍ용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ㆍ비인 등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들 크게 기뻐하면서 믿고 받들며 그렇게 행하였다. ────────── 1.일생보처(一生補處) : 성자가 마지막으로 매어 있는 미(迷)의 세계. 보살의 최고위인 등각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