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도행품(道行品)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모든 행자여, 실다이 ‘고(苦)’를 알고, 실다이 고의 ‘집(集)’을 알고, 실다이 고의 ‘멸(滅)’을 알고, 실다이 고를 멸하는 ‘도(道)’를 알라 이를 깨달은 사람이라 한다.
고란 사는 고, 늙는 고, 병드는 고, 죽는 고, 원수와 만나는 고, 사랑과 떠나는 고, 구해서 얻지 못하는 고, 오음(五陰)이 성(盛)하는 고다. 고의 집이란 이러한 모든 고를 부르는 몸과 욕심과, 또 이러한 몸과 욕심을 일으키는 애착하는 마음이다. 고의 멸이란 사랑과 욕심과 모든 고의 결과를 끊어서 생사의 뿌리를 끊어 없애는 것이다.
고를 멸하는 길이란 팔정도(八正道)를 말한다. 행자여, 실다이 고를 알고, 고의 집을 끊고, 고의 멸을 알아서 증(證)을 짓고, 고멸의 길인 팔정도를 닦아라.”  

- 중아함경

273
도에는 팔정도를 묘하다 하고
진리에는 사구(四句)를 제일로 하며,
법에는 무욕(無欲)을 제일로 하고
이족(二足)에는 명안(明眼)을 높다고 한다.

274
이 길은 곧 바른 길이다.
이 길을 두고 다른 길 없다.
이 길로 나아가면 모든 괴로움 멸하고
악마의 무리를 쳐부수리라.

275
내 이미 이 도를 깨달아
사랑의 가시를 빼었나니,
너희 마땅히 스스로 힘써
여래(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행하라.

276
내 이미 너희에게 법을 설했다.
너희 마땅히 스스로 힘써
여래의 가르침을 받아 행하면,
사랑의 독화살 맞지 않으리.

277
“모든 지어진 것은 덧없는 것이다.”
이렇게 지혜로써 깨달은 사람은,
괴로움을 진실로 느끼지 않아
일마다 그 자취를 깨끗이 한다.

278
“모든 지어진 것은 괴로움이다.”
이렇게 지혜로써 깨달은 사람은,
괴로움을 진실로 느끼지 않아
일마다 그 자취를 깨끗이 한다.

279
“모든 지어진 것은 실체가 없다.”
이렇게 지혜로써 깨달은 사람은,
괴로움을 진실로 느끼지 않아
일마다 그 자취를 깨끗이 한다.

280
떨쳐 일어날 때에 일어나지 않고
젊음을 믿어 힘쓰지 않으며,
마음이 약하고 인형처럼 게으르면,
그는 언제나 어둠 속을 헤매리.

281
말을 삼가고, 뜻을 지키고
몸으로 악한 행실 행하지 않고……
이 세 가지 업을 깨끗이 하면,
도를 얻는다고 부처님 말씀하셨다.

282
생각이 온전하면 지혜 생기고
생각이 흩어지면 지혜 잃나니,
이 두 갈래 길을 밝게 알아서
지혜를 따르면 도를 이룬다.

283
나무(사랑)을 쳐라. 치기를 쉬지 말라.
나무는 모든 악을 나게 하나니.
나무를 베어 뿌리까지 다하면
비구들이여, 너희는 해탈하리라.

284
조금이라도 사랑이 남아 있어
그것이 가슴속에 잠겨 있는 동안은,
언제고 마음은 거기에 끌리나니,
어미 젖을 찾는 송아지처럼.

285  
가을 연못에 연꽃을 꺾듯,
자기를 위하는 집착을 버려라.
자취를 없애고 가르침을 따르라.
부처님은 열반을 설하셨나니.

286
‘여름에는 내 여기서 살 것이다.
겨울에는 내 여기서 살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며
죽음의 이름을 깨닫지 못하는구나.

287
아내와 자식의 집착에 빠져
먼 앞길을 생각하지 못하면,
죽음은 갑자기 이르나니,
잠든 마을 홍수가 쓸어 가듯.

288
자식도 믿을 것 없느니라.
부모 · 형제도 믿을 것 없느니라.
죽음에 다다라 숨 지울 때에
나를 구원할 친한 이 없느니라.

289
지혜 있는 사람이면 이 뜻을 알아,
삼가 몸을 닦아 계를 지키고
부지런히 힘써 세상일 떠나,
열반으로 가는 길 깨끗이 하라.


(법구경, 김달진 옮김, 현암사,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