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상단법어(上壇法語)

 1. 주리면 먹고 고단하면 잔다     스님은 법상에 올라가 이렇게 설법했다. “검소한 데서 사치스런 데로 들어가
                                                  기는 쉬워도, 사치한 데서 검소한 데로 나오기는 어렵다...

 2. 갈등을 끊고 마주 보라     스님은 법상에 올라가 또 이렇게 설법했다. “이것은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향상
                                           (向上)이나 향하(向下)에 안배할 수 없고, 대장경이나 소장경의 해설로도...

 3. 정월 초하루     스님은 정월 초하룻날 법상에 올라가 이렇게 설법했다. “오늘 아침에 그대들을 위해 시절 인
                            연(時節因緣)을 들어 말하겠다. 어린이는 한 살이 보태지고 늙은이는 한 살이...

 4. 일 없는 사람     스님은 법상에 올라가 이렇게 설법했다. “구름과 연기가 사라지고 흩어지면 둥근 달이 저절
                             로 밝아지고, 모래와 자갈을 일어 추려 버리면 순금(純金)이 저절로 드러난다...

 5. 크게 치면 크게 울린다     “구름을 잡고 안개를 움켜 쥐는 살아 있는 용이 어찌 썩은 물에 잠겨 있겠으며, 해
                                            를 쫓고 바람을 따르는 용맹스런 말이 어찌 마른 동백나무 밑에...

 6. 하늘에 구름이 깨끗하니     스님은 법상에 올라가 이렇게 설법했다. “결박하는 것도 남이 결박하는 것이 아
                                             니고, 결박을 푸는 것도 남이 푸는 것 아니다. 풀거나 결박하는 것이...

 7. 시든 꽃잎     스님의 입적하시던 날 법상에 올라 이렇게 설법했다. “봄은 깊고 절 안은 깨끗하여 티끌 하나 없
                        는데, 시든 꽃잎은 시나브로 푸른 이끼 위에 떨어지누나. 누가 일러 소림(少林)의...

 8. 최상서(崔尙書) 우(瑀)에게 보내는 글     주신 글에 법어를 청했으므로 몇 가지 인연을 적어 청에 답할까
                                                                 합니다. 부처님의 경전 밖에 따로 전한 것으로서 바로...

 9. 방산 거사(方山居士)에게 보내는 글     편지에 “생각이 잠깐 일어날 때에 그 화두를 드니 이 공(功)이 더욱
                                                              미묘합니다.”고 하셨습니다. 옛 스님은 말하기를 “생각이...

10. 화두 참구하는 법     스님은 어느 날 대중을 모아 놓고 일상의 정진을 낱낱이 물은 다음 이와 같이 말했다.
                                    “모름지기 대장부의 마음을 내고 결정된 뜻을 세워, 평생을 깨치거나...

11. 기슭에 닿았거든 배를 버려라     재(齋)를 올린 뒤 스님은 법상에 올라 한참을 잠잠히 있다가 말문을 열었
                                                     다. “여러 불자들, 알겠소? 여기서 당장 빛을 돌이켜 한번 보시오...

12. 공부 열 가지     세상 사람들은 모양을 보면 그 모양에서 뛰어나지 못하고,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서 뛰어
                              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모양과 소리에서 뛰어날 수 있을까? 이미 모양과...

13. 병문안     그대의 병이 중하다고 들었다. 그것은 무슨 병인가? 몸의 병인가, 마음의 병인가. 몸의 병이라면
                     몸은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의 네 가지 요소가 잠시 모여 이루어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