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스승의 날…안국선원 뜻 깊은 잔치

스승은 학교에만 있지 않다. 수행을 통한 참된 행복의 길을 열어주는 스님들도 이 시대 위대한 스승이다. ‘스님’의 어원이 스승님의 줄임말임을 알면 더욱 와닿는 대목이다.

서울 가회동 안국선원은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 15일 오후2시 선원장 수불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다. 사은회는 1000여명 신도들의 ‘스승의 은혜’ 노랫소리가 장중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수불스님이 법당에 입장하며 시작됐다. 안국선원 임의규 수석부회장이 스님의 가슴에 꽃을 달아드리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신도 송희봉(법명 도천)씨가 읽어 내려간 사은문에는, 공직생활 은퇴 후 여생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바로잡아준 스님에 대한 고마움이 절절하게 묻어났다. “스님의 부단한 간화선 수행 지도ㆍ점검 덕분에 이제는 눈과 귀가 조금은 열린 듯합니다. 지금 이 길이 가시밭길이라 해도 스승님을 믿고 끝까지 따르겠습니다.”

이어 신도회 합창단이 부르는 민요 메들리로 안국선원은 어느덧 잔치집으로 바뀌었다. 흥겨운 분위기는 수불스님의 법문에 의해 마무리 됐다. 법문을 끝으로 스승의 날 행사를 마친 참석자들은 정진하기 위해 다시 선방으로 돌아갔다. 스승의 은혜를 오히려 쉬쉬하게 된 이즈막 세태,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단단히 이어진 안국선원의 사제관계가 귀감이 된다.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불교신문>200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