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 선문화선원 AhnKook Zen Culture Center

주.건축사사무소 G.A
Global Architecture Co.Ltd

신라시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불교건축은 규정화 된 가람배치로 종교적 위엄을 가지며, 건물과 주변 자연과의 유기성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시대에 따른 불교의 변화와 함께 그 모습도 달리해 왔다. 하지만 21세기인 지금, 불교건축은 한국 전통건축의 큰 맥락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연구와 변화가 미비하다. 불교건축이 조선시대의 전형인 산지가람형 사찰에서 벗어나 한 테마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였지만 이마저도 과거 전통사찰의 요소와 특징을 단순히 답습하는 것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에 소개하는 안국 선문화원은 도시의 대지 조건과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새로운 21세기형 선문화원 사찰의 한 전형을 제시하고자 시도한 것에 그 의미가 있다.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금정산을 마주하고 주택가 가장자리에 타원형의 노출콘크리트 건물로 된 안국 선문화원은 차분히 자연 속에 들어앉아 있다. 공양을 위한 공간과 선방으로 사용되는 가장 동적인 영역인 지원동, 대지 깊숙이 자리잡은 스님들의 개인생활동, 그리고 중심공간에 해당하는 법당과 사무 및 소모임실 등이 있는 본동 이렇게 세 매스가 전체도량을 이루고 있다. 가파른 경사를 가진 대지의 조건 때문에 건물은 동별 성격에 따라 배치와 축에 변화를 가지고, 조경에서도 몇 가지 조닝이 자연스레 생겨났다. 암반으로 토공사에 한계가 생겨 전체건물이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8m 정도 위로 올라간 터라 자연 속에 들어앉은 느낌이 줄어 건축가는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대지에서 자라온 나무들을 최대한 살린 조경과 회색 빛깔의 티타늄아연판으로 마감한 지붕은 한결 건물에 차분함과 무게감을 실어준다.
주진입 계단을 지나 만나게 되는 외부 중정은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일어나기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비어있음 공이 강하다. 키 큰 소나무를 중심으로 목재데크가 놓인 이곳은 건물내부에서 바라보는 이와 중정에 머무는 이 모두에게 근본적인 선(禪)의 자세를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흔적이 보이는 지극히 정적인 공간이다.
참선을 위한 도량이자 포교를 위한 현대적 사찰인 만큼 원형의 매스들은 우주의 영원성과 불교의 개념적 가치에서 도출된 형태다. 외부에서의 곡면은 복도와 계단실 그리고 4층 돔형 법당까지 이어진다. 곡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 들어간 4층 법당은 폭 30m 높이18m 규모의 이중 돔 형태의 대공간이다. 상단의 대형 불상과 부조형 탱화를 위한 이중 돔 형태는 아치의 곡선으로 좁아질 수밖에 없는 전면 단부를 보안하고 종교적 위엄을 위한 공간을 가능케 했다. 돔의 크기와 선은 일본 오사카예술대 카노 타다마사 교수의 자문으로 우주의 중력을 적용해 원의 크기와 비례하는 가장 아름다운 곡선에서 도출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중심으로 양 옆의 부속동 지붕선도 자연히 결정되었다. 전체 도량에서 다른 공간에 비해 거대공간이자 중심공간으로 자리잡은 법당은 자칫 휴먼스케일과의 거리감으로 방문객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돔이 가지는 중심성과 새롭게 만나는 종교적 공간은 오히려 그 규모를 잊고 스스로가 중심이 되어 마치 석굴암 안에서 불상을 대하는 아담함과 포근함마저 준다.

건축가 박건 씨는 이번 작업에 대해 만족스런 마음을 드러낸다. 처음부터 건축주가 가진 건축가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건축가에 대한 전적인 믿음은 건축가를 더욱 긴장하게 했고 그 믿음을 지키고자 건축가는 최선을 다해야 했다. 항상 그렇듯 시공과정과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모든 건축가들이 가지기 마련이지만 종교건축물이라는 특별한 조건에서도 전문가에 대한 믿음과 적극적인 반영은 조용한 도량 속 강인한 결과물로 탄생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현대사회와 단절되어 있던 사찰이 사람을 찾아가고 그들이 편히 드나들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랬던 모든 사람의 초심은 새로운 문화적 도량을 만들었다. 새롭게 탄생한 이 곳이 단순한 종교적 공간을 넘어 공공의 공간으로 도시 속에서 조용하지만 역동적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글 / 배윤경 기자

전통적인 불교적 세계관에서 본 사찰 공간을 도심지 속에 자리 잡아 두어야 하는 프로젝트이다. 산지 사찰의 가람배치와 유기적 공간구성의 관계를 콘크리트라는 현대적 재료를 사용하여 켜를 나누고 땅에 얹혀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실험으로 기존관념의 탈피를 선행해야 할 것이다. 이 전제는 전통적 사찰건축이 현대건축을 포용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되었고, 건물의 배치와 그에 따른 다양한 얼굴을 가진 공간을 구성하게 되었다.
가람 배치
가파른 등고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순응하고, 공간적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른 축을 가진 세 개의 동을 얹게 되었다. 각 동들은 건축적 연결요소를 만들어 하나의 일체감을 주는 형태를 만들었고, 사용자의 내부동선을 연결했다.
공간 구성
세 동은 지형의 높낮이와 켜에 의해서 서로 다른 형태와 스케일의 공간을 구성한다. 공간과 공간사이 오름과 내림의 사이에서 옛 사찰이 가지고 있는 공간의 성격을 나타내려고 했다. 다만, 생성된 공간이 사용자의 요구조건에 따라 다양한 성격의 장소로 성실히 사용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형태
불교의 우주적 세계관, 전통과 현대와의 조화를 재해석하기 위한 방법은 우주의 중력, 자연에 순응하는 만류인력이 원형과 곡선으로 표현되었다. 이는 별동으로 이루어진 건물들의 성격과 방향에 일체감을 주는 디자인적 방법의 하나이기도 하다. 외부적 형태에 의해 생성된 4층 법당의 내부공간에서는 원형의 수평적 모습과 장엄한 스케일을 느끼게 한다. 곡면으로 이루어진 비인간적 스케일, 그 곳에서 부처에 대한 경외심을 더할 수 있기를 바란다.
평면
현대 불교사찰의 주 요구조건인 포교와 공공성의 강조는 자칫 전통사찰에서 이루어진 본연의 행동 예배, 수행을 위한 공간을 제약하게 된다. 이 건물은 각기 다른 별동으로 이루어져 우측에 공양실, 선방, 주방의 기능을 담당하는 지원 공간, 좌측에 스님의 개인적 활동을 위한 생활공간, 그리고 중앙부에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법당과 수행선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재료
오래된 목재로 잘 다듬어진 고건축물의 미적인 아름다움은 다양한 현대적 재료를 쓰더라도 비슷한 미적표현은 어려울 것이다. 노출콘크리트라는 재료는 그 단순성과 소박함에 절제감을 주고 시간성을 준다. 시간이 경과되고 풍파를 겪은 콘크리트에서 오래된 목재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싶었다.  글 / 박건

1. 법당 main Dharma hall    2. 발코니 blacony    3. 홀 hall    4. 참선실 Zen room
5. 탈의실 dressing room    6. 주차장 parking    7. 전기실 electrical    8. 창고 storage
단면도 A-A' section A-A'


1. 참선실 Zen room    2. 식당 cafeteria    3. 주방 kitchen    4. 기계실 machinical    5. 주차장 parking
6. 법당 main Dharma hall    7. 홀 hall    8. 사무실 office    9. 화장실 toilet    
10. 방 room    11. 접견실 reception room
단면도 B-B' section B-B'


1. 거실 living room    2. 침실 bedroom    3. 서재 study
4. 접견실 reception room    5. 화장실 bathroom    6. 다실 tea room
단면도 C-C' section C-C' 

1. 참선실 Zen room    2. 식당 cafeteria    3. 복도 corridor
4. 주방 kitchen    5. 발코니 balcony    6. 주차장 parking    7. 창고 storage
8. 기계실 machinical    9. 홀 hall    10. 세미나실 seminar    11. 화장실 toilet    12. 방 room
단면도 D-D' section D-D'


1. 참선실 Zen room    2. 식당 cafeteria    3. 방 room    4. 세탁실 laundry    5. 주차장 parking
6. 중정 main garden    7. 홀 hall    8. 회의실 meeting room    9. 법당 main Dharma hall
10. 접견실 reception room    11. 거실 living room    12. 다실 tea room
단면도 E-E' section E-E'

1. 법당 main Dharma hall    2. 발코니 balcony    3. 홀 hall    4. 준비실 preparing room
5. 창고 storage    6. 연결통로 bridge    7. 참선실 Zen room    8. 세미나실 seminar
9. 거실 living room    10. 서재 study    11. 침실 bedroom
4층-A/B동, 3층-C동 평면도 fourth floor-Bldg. A/B and third floor-Bldg. C


1. 회의실 meeting room    2. 발코니 balcony    3. 방 room    4. 사무실 office
5. 방송실 broadcasting studio    6. 인터넷실 internet room    7. 홀 hall    8. 탈의실 dressing room
9. 식당 cafeteria    10. 주방 kitchen    11. 현관 entrance    12. 중정main garden    13. 거실 living room
14. 접견실 reception room
2층-A/B동, 1층-C동 평면도 second floor-Bldg. A/B and first floor-Bldg. C


1. 참선실 Zen room    2. 방 room    3. 창고 storage    4. 홀 hall    5. 다실 tea room
6. 주방 kitchen hall    7. 세탁실 laundry    8. 접견실 reception room    9. 현관 entrance
1층-A/B동, 지하층-C동 평면도 first floor-Bldg. A/B and basement-Bldg. C

c3korea 12월호
사진 : 송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