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안국선원 발전의 원동력

지난 6일 열린 부산 안국선원 신축개원식에는 놀라운 장면이 연출됐다. 개원식이 임박하자 사찰 입구는 북새통을 이뤘다. 입구까지 늘어선 수십미터의 행렬은 개원식이 한참 진행중인데도 줄어들지 않았다. 얼추 눈대중으로도 5000명은 족한 듯했다. 일요일이었다 하더라도, 불심의 도시 부산이었다 하더라도 의외였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분원을 둔 유명 선원이긴 하지만 엄연히 하나의 단위 사찰이었기에 이렇게 많은 군중이 모여들 것이라곤 짐작하지 못했다. 사세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었다.

앞쪽에는 ‘안국선원’, ‘뒤에는 ‘좋은 인연입니다’라고 쓰인 어깨띠를 두른 정장과 한복 차림의 남녀가 자주 눈에 띄었다. 앳되 보이는 청소년들도 어른들과 함께 참석자들을 행사장으로 안내하고 일손을 도왔다. 모두 안국선원 신도들로 1000여명이 넘는 신도들이 개원식 자원봉사에 동참한 것이다.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서울 안국선원 신도들이었다. 특히 손님들에게 선물할 도시락과 다기세트를 마치 인간띠를 잇듯이 줄지어 앉아 나르는 모습은 퍽 장관이었다. ‘사찰의 일’이 ‘자기 일’이라 여기는 사람에게 ‘쉬어야 할 주말’이란 말은 핑계거리가 되지 않았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사세의 원동력은 바로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안국선원 신도들의 정성어린 보시와 화합을 보면서 사부대중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보게 됐다.


장영섭 기자 flowergirl@ibulgyo.com
<불교신문>200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