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되는 것이 진정한 佛事”

안국선원장 수불스님 지난 20일 조계사 대웅전서 법문
불교신문, 조계사 공동주최 ‘한국불교 미래’ 법회 성황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 뜻이 어디 있는지 우리는 새롭게 확인하고 거듭나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 수행하고 깨달아야 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부처님 가르침은, 현명하고 올바른 판단을 통해 우리 눈을 바로 뜨게 할 수 있는 가르침을 세상에 들어 보이셨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온 몸은 그만 두고, 갑자기 눈이 없어지면 어떻게 보며, 귀가 없으면 어떻게 들을 것이며, 입이 없어지면 어떻게 말할 것이며, 마음이 없어지면 어떻게 비춰 알 수 있겠습니까.
만일 이런 상황 속에서 일없이 그것을 알아내는 사람은 옛 부처님들과 나란히 앉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나란히 앉아있는 그 사람은 무엇입니까. 여러분 한번 말해 보십시오.”

불교신문사와 조계사가 공동으로 기획ㆍ주최한 ‘한국불교 미래를 듣는다’는 법회에 법사로 초대된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은 바늘 꽂을 자리도 없을 만큼 신도들이 빽빽하게 들어 찬 조계사 대웅전에서 지난 20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불교의 깨달음’에 대해 사자후를 토했다.
간화선 수행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지도로 전국에 선풍(禪風)을 일으키고 있는 스님이 바로 수불스님. 부산 등 전국에서 모인 2000여 명의 사부대중에게 수불스님이 들려준 법문의 핵심은 “각자가 다 부처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부처님이 가르친 진정한 불사(佛事)”라는 것이다.

스님은 특히 “방생이라고 하는 말은 내 안에 있는 번뇌 망상을 제도하는 것”이라며 “미꾸라지 살려주고 이웃 도와주는 것도 방생의 한방편이 될 수는 있지만, 진정한 방생은 자기 안에 있는 번뇌 망상, 허망한 어리석음, 탐욕, 성냄, 어리석음 등을 어떻게 하면 없애버릴 수 있느냐를 생각하고, 수행으로 ‘그런 티끌’들을 쓸어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흐트러짐 없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계속된 법문은 “수행은 승속을 막론하고 누구든지 할 수 있다. 머리 기른 재가자들도 남녀노소 상관없이 수행을 통해 원만한 성취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수불스님의 법문 전문은 불교신문 2116호(3월29일자)에 수록됩니다.>

조병활 기자


* 조계사 법회 이모저모

- 수불스님 법문에 앞서 공동주최한 조계사와 불교신문사 대표의 인사말이 있었다. 불교신문사 사장 향적스님은 “이 시대 불교의 역할을 고민하고 방향을 찾기 위해 법회를 마련했다”며 “한국불교의 미래를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은 “수행, 나눔과 실천 등을 주제로 기획된 이번 법회에는 한국불교를 이끌어가고 있는 스님들이 참여해 현장의 소리를 들려줄 것”이라며 “불자들 모두 신행생활과 수행에 지표를 마련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법회에는 2000여명의 불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기획법회가 시작하기 두 시간 전인 오전 9시에 이미 대웅전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꽉 찼다. 조계사 앞마당과 극락전까지 불자들로 인산인해였다.
경기도 구리에서 온 김경상(56)씨는 “불교에 관심은 있었지만 따로 수행하거나 실천하지 못했는데 오늘 스님 말씀을 듣고 간화선, 깨달음에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됐다”며 좋아했다.
수불스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부산에서 왔다는 박복순 씨도 “참선이나 수행에 대한 막연한 생각들을 오늘 스님께서 많이 깨우쳐줬다”며 “언제 어디서나 가르침 받을 수 있는 선지식이 많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어현경 기자

* 불교신문사와 조계사가 마련한 ‘한국불교의 미래를 듣는다’는 기획법회는 매주 일요일 오전1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리며, 5월1일까지 계속됩니다. *

<불교신문>200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