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거 결제/재가선원의 용맹정진 현장-안국선원
‘참나’ 찾아 미동 없는 참선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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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에 동참한 재가자들이 어떤 미동도 |
우바이, 우바새 700여명
생업시간 쪼개 치열한 수행
수행후 망상,집착 없어지고
“가정생활도 절로 행복해요”
700여명의 재가자들이 하안거에 들어가 오직 수행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물론 선원 수좌들과 비교할 바는 못된다. 현실적인 삶을 뿌리칠 순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직장일을 마치고 퇴근한 샐러리맨,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온 가정주부, 식당문을 열기 전에 새벽수행에 임하는 중년남자…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은 다르지만 각기 생활에 걸맞는 시간대에 맞춰 새벽 오전 오후 저녁반을 선택한 안국선원의 재가수행자들은 무더운 여름을 수행으로 극복하면서 자신을 찾아가고 있었다.
안국선원(선원장 수불스님)은 올해 하안거 결제에 새벽반 80여명, 오전반 570여명, 오후반 30여명, 저녁반 50여명 등 735명의 재가자들이 용맹정진하고 있다. 이들은 하루에 최소 2시간씩 참선에 들며 일부 재가자는 8시간 넘는 장시간동안 참선 삼매에 빠져있다. 3층 선방과 4층 법당 할 것 없이 곳곳에 하안거에 동참한 재가자들의 진리 참구 열기로 후끈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참선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가끔 기침소리만 들릴 뿐 700여명의 재가자들 간에는 미동 하나 없는 적막 그 자체다.
안국선원은 하안거 결제를 함에 따라 참선을 하는 불자가 평소보다 200여명이 늘었다고 한다. 김기량 사무장은 “재가자들은 각자 생업이 있어 스님들처럼 수행에 임할 순 없지만 안거를 맞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신심을 내어 참선에 몰두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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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안국선원에서
재가자들 |
초기에는 300여명이 안거에 동참했지만 현재는 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이 중에 10안거 모두 동참한 사람은 200여명.
적지 않은 숫자다.
10안거를 성만한 정영애(64)씨는 “안거를 맞이하면 그동안 느슨해진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잡아서 가지런히 정돈하게 된다” 며 “10안거에 들다보니 이제는 급한 일이 있어도 허둥대지 않고 망상이나 집착이 많이 사라져 일상생활부터 많이 달라졌다” 고 말했다.
정 씨는 또 “참선 삼매에 빠지면 뜨거운 용광로 속에 들어가 내 몸의 허물을 모두 벗고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며 “이는 화두를 받고 참선을 직접 경험하면서 체득해야 알 수 있는 변화” 라며 주변사람들에게 참선을 권유하고 있다 고 했다.
안국선원의 선방은 이렇다 할 청규가 없다. “모두가 수행에 매진하기 때문에 남에게 방해가 될 일도 없고 전체에 피해를 주는 일도 없어서 따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 는 게 김 사무장의 설명이다.
하안거를 맞아 충북 진천에서 서울까지 온 한 여성불자는 대중교통으로 왕복 6시간 걸리는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매일 한결같이 오전반에 동참하고 있다.
‘보리심’이란 법명을 가진 그녀는 진천으로 이사간 지 7년 됐지만 서울 안국선원에서 보낸 8안거에 동참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불심을 키우고 신심을 북돋아 왔다고 했다.
“거리는 멀지만 그것 역시 수행이라 여기며 오히려 감사하게 여긴다” 는 그는 “수행을 하면서 집안일도 수월해졌고 효율적으로 하게 돼 가족들도 멀리 수행가는 엄마를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 다른 주부불자들도 “참선을 통해 수행에 전념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며 “가족이나 주변사람들과 다툴 일이 없어져 더욱 행복해졌다” 며 입을 모았다.
젊은 청년불자도 하안거 결제에 치열하게 임하고 있다.
안국선원의 남성청년모임인 무문회 총무소임을 맡은 이상용(26)씨는 “안거에 들어 참선에 빠지면 공부에소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이 차분해져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이 씨는 또 “새벽반을 다니고 있지만 가끔 시간대를 바꿔나가기도 한다” 며 “이제 하안거 반결제를 지나면서 마지막까지는 빠짐없이 수행에 전념해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이강환(50)씨는 “성격이 급해서 직장의 부하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질책을 많이 했는데 참선수행을 통해 마음공부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행에 동참하고 있는 김기열(50)씨도 “과거에는 주위사람들이나 주변일들에 끌려다닌 편이었지만 수행을 통해 참나를 찾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 며 “화내는 일이 줄어들어 항상 즐겁게 지내고 대인관계도 훨씬 좋아졌다” 고 말했다.
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사진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불교신문> 2003년 7월 19일
▒ 전국 시민선원(방)
- 하안거 동참 시민선원
묘심선원 02-523-8005 30여명 자율시간
부산 안국선원 051-892-9877 547명 기본-2시간 하루에 4번
창원 안국선원 055-281-0772 80명 기본-2시간 하루에 4번
대구 보현사 보현선원 053-254-6966 20여명 7시간
통도사 취운선원 055-383-6479 40여명 8시간
전등사 전등선원 02-762-0643 21명 10시간
부산 혜원정사 원돈선원 051-866-7771 30명 7시간
인천 용화사 보살선원 032-872-6061 100여명 7시간
부산 정오사 051-469-5597 10여명 5시간
- 상설 시민선원
인천 용화사 시민선방 032-872-6061 220여명 자율시간
길상사 시민선방 02-3672-5945 30여명 자율시간
봉은사 시민선방 02-512-9171 40여명 자율시간
양평 법왕정사 031-771-7745 20여명 10시간, 매주 토·일요일 철야정진
통도사 부산포교원 시민선방 051-816-2241 30여명 5시간
일산 정각선원 031-903-9628 10여명 3시간 요가와 참선
부산 우곡선원 051-740-6288 70여명 2시간
수원 공소사 시민선방 031-246-1001 10여명 자율시간
염불선원 053-782-0120 10여명 2시간 참선이 아닌 염불
수원포교당 시민선방 031-255-2692 30여명 3시간
밀양 표충사 055-352-1150 30여명 4시간, 매주 토·일요일 철야정진
- 특별기간동안 운영되는 시민선원
영남불교대학 시민선방 053-473-5802 50여명 매주 목·금요일 2시간
불광사 02-413-6060 100여명 매월 3째주 토·일요일 철야정진
화계사 02-902-2663 80여명 매주 일요일 2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