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마음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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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정신문화 명품이 바로
‘간화선’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보급해야
오늘날 세계는 과학문명의 발전에 힘입어 하나의 시공간 속에 살아가는 명실상부한 ‘지구촌공동체’다. 정보화시대가 도래하여 누구에게나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어떤 정신활동이라도 실시간으로 가능해진 기술적 환경이야말로, 세상에서 여유로운 선(禪)적 삶의 모습이 구현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선은 항상 스스로 비어있으면서 충만한 환경을 구현해온 정신적 가치이다. 현금의 IT(Information Technology) 시대는 선의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IT전문잡지 <와이어드>의 창업자인 케빈 켈리는 ‘마음 비움’이야말로 미래 경영의 키워드라고
강조한다. 21세기 들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어느 분야에서건 리더가 되려면, IT기술을 비롯하여 급변하는 시대변화의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일수록 자기 전문지식에 가려 새로운 사회 현상을 놓치기 쉽기 때문에, 트랜드를 읽으려면 기존 고정관념을 백지화하고 오직 일어나는
그대로의 현상에 집중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마음을 비우는 능력이야말로 미래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다.
빈 마음에서 직관력과 창조력이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준 전형적인 인물은 애플 CEO 스티브 잡스였다. 그는 아이팟,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현대 산업기술계의 지각변동을 이끌었던 중심인물이다.
그는 청년 시절부터 참선을 하며 마음의 중심을 잡고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창조적인 정신생활을 구가할 수 있었다.
그는 종래의 편견과 권위, 기존질서에 과감히 도전하여 파격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개발하고, 모두에게 열린 어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창조했다.
마음을 비우고 정신의 힘을 기르는 일은 비단 리더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전 세계의 대중들도 명상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타임>은 이미 2003년도에 ‘명상’이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1000만명에 이르는 미국인이 명상을 즐기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요가저널>의 편집자인 린 렘컬은 2005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요가인구는 1650만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명상문화의 자연스런 흐름이 ‘정신적 수행’을 추구하는 문화적 트랜드화 되어 가는 것을, <보보스 - 디지털시대의 엘리트>의
저자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1850년대 금맥을 찾아 미국으로 몰리던 골든 러시(Golden Rush)에 비유하여 소울러시(Soul Rush)라
명명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웰빙과 힐링 바람과 발맞추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어떤 종교를 가릴 것 없이 명상프로그램의
개발에 적지 않은 힘을 쏟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명상문화는 이 시대의 확실한 문화현상의 하나가 된지 오래이며, 심지어 마음산업(Mind
Industry)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국은 그동안 경제, 정치 분야에서의 발전을 바탕으로 이제 문화적인 도약을 이루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산업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명품을
생산해내고 있으며, 나아가 문화적인 명품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한류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남미에서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먼저 IT기술을 발전시켰고, 이어 CT(Culture Technology) 기술을 개발해 한류문화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제
바야흐로 한국의 전통 정신문화에 잠재해 있는 ST(Spirit Culture) 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에 보급할 때가 왔다.
그동안 이 땅에서 고스란히 보존해온 간화선이야말로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정신문화 명품이다. 간화선 수행을 통해 세계인들이
무명을 밝히고,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시절인연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국불교는 간화선의 르네상스를 잘 준비하여,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이 불조의 자비광명을 체험토록 인도해야 할 것이다.
수불스님 | 안국선원 선원장 [불교신문 2016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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