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새로운 선(禪)의 황금시대

[수불스님의 禪 이야기] 첨단과학시대 행복의 첩경은 간화선

마음 가장 잘 활용한 분은 부처님

최첨단 마음사용법 간화선 익히면

정신적 벽을 허물고 마음을 열어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리더될 것

몇 년 전 전남 여수에서 엑스포가 열렸다. 1호 입장객은 새벽 3시부터 기다린 일본인이었다고 한다. 그는 1981년 고향에서 열린 고베 엑스포를 보고 매혹되어 포르투갈 리스본, 독일 하노버 등에 이어 여수에도 12번째로 방문하게 된 것이다. 소납도 1985년 일본 츠쿠바 엑스포를 처음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선명하다. 당시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첨단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인류문명의 창조성과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안목을 열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로 세계 속에서 한국불교를 바라보게 되었다.

광속으로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시대에 한국불교는 무엇을 하고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 아인슈타인은 이미 이런 예언을 남겼다.

“미래의 종교는 우주적인 종교가 될 것이다. 그것은 자연의 세계와 정신적인 세계를 모두 포함하면서, 자연과 정신 모두의 경험에서 나오는 종교적인 감각에 기초를 둔 것이어야 한다. 불교가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는 해답이다. 만일 현대과학의 요구에 부합하는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불교가 될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아마도 그 상징은 누구나 손에서 쓰고 있는 스마트폰일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정보를 바로 검색해볼 수 있고, 누구하고도 통화할 수 있으며, 사진이나 녹음 기능 등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은 장차 어디까지 발전할까. 그 바로미터는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스마트폰은 시공간을 초월해서 무궁무진한 작용을 하는 우리의 마음을 닮았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우주 최고의 ‘스마트기기’인 마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스마트폰의 활용도는 다를 것이다. 스마트폰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그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사람마다 마음의 활용도도 다르다. 마음을 잘 활용하려면, 그 정체를 꿰뚫고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될 수 있다. 하지만 ‘내 마음 나도 몰라’라는 문제가 우리를 가로막고 있다. 사람마다 ‘무명(無明)이라는 정신적 벽’에 막혀서 살아가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활짝 열고, 그 가능성을 무한히 활용할 수 있을까?

인류 역사상 마음을 가장 잘 활용하신 분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그분이 가르쳐주신 마음법은 불교역사를 따라 면면이 이어져왔다. 마음법의 핵심은 참선이고, 참선의 최신 버전은 간화선이다. 한국인들이 최첨단의 마음사용법인 간화선을 익힌다면, 정신의 벽을 허물고 마음을 열어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리더가 될 것이다.

스마트 시대의 리더가 되려면, 마음을 알아야 한다.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이 인생경영과 행복의 첩경이다. 과학과 불교가 만나는 21세기는 선의 황금시대가 될 것이다. 한국불교가 이런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런 질문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간화선 전법을 위해 진력해왔다. 과학기술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궁극적인 행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부처님께서 제시하신 근본 가치를 눈뜸으로써,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쉽고 빠른 길은 한국불교의 보배인 간화선 수행이라고 확신한다. 한국불교는 첨단 과학기술 시대라는 시절인연을 맞아,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효과적으로 마음의 눈을 뜨게 하는 간화선 수행법을 전 세계에 드러내야 한다.

수행은 인류 미래의 대안인데, 선(禪)이 나타나면서 모든 종교형식은 수단이 되었다. 앞으로 또 다른 더 높은 수행법이 나올지 모르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발견한 최고의 정신적 가치는 선이 아닌가 생각한다. 선적 가치를 직접 체험하는 방편으로는, 간화선만큼 정확하고 빠르며 효과적이면서 쉬운 수행법이 없다. 우리는 이 소중한 정신문화유산을 인류를 위해 널리 회향해야 할 것이다.


수불스님 | 안국선원 선원장
[불교신문 2016년 6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