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넘어 전 세계에 법음(法音) 퍼지길

개원 20돌 미국 불광선원

기념법회에 500명 운집해

불사 회향하며 20주년 자축


기도정진과 한국학교 통해

성인은 물론 어린 유아까지

일요일 도량엔 200명 북적

미국 뉴욕 불광선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미주지역 최고의 포교·신행도량으로 사격을 일신시켜 나갈 것을 서원했다. 뉴욕 불광선원(주지 휘광스님, 조계종 미동부해외특별교구장)은 지난 17일 큰법당에서 ‘개원 20주년 기념 범종불사 회향 및 수불스님 초청대법회’를 봉행했다.

총 2부로 마련된 이날 법회는 1부 개원20주년 기념법회와 2부 범종 타종식으로 진행됐다. 1부 법회는 삼귀의 등 불교의식과 함께 미국 애틀랜타 전등사 합창단의 음성공양과 불광선원 신도 배병조 씨의 자녀로 유럽에서 활동중인 연주가 앤드류·알베르트 형제의 피아노·플루트 협연 등 축하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 주지 휘광스님 인사말, 내빈소개, 축사, 안국선원장 수불스님 법어, 불광선원·전등사 자매결연 협약, 공로패(이태호 불자) 및 감사패(최기식 학산아트 대표작가) 전달 등으로 진행됐다. 2부 범종 타종식은 불광선원 소년소녀합창단과 성악가 박소림 씨의 축하공연, 사물(四物, 범종·법고·목어·운판) 안내, 범종각 현판식, 사물 시연, 공양 등으로 이어졌다.

한국에서 조성해 이운해 온 300관 규모의 범종과 목어, 운판 등을 갖춘 범종각 불사를 회향함으로써 불광선원은 기존에 조성했던 법고와 함께 사물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주요 내외빈은 물론 법회 참가자 전원이 줄이어 타종하며 부처님의 법음(法音)이 미물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이 세상이 불국정토가 되길 서원했다. 또한 불광선원과 전등사는 자매결연 협약을 통해 청소년 연합캠프, 성지순례, 법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상호협력을 통해 해외포교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법문한 수불스님은 지난 2002년 6월 불광선원을 찾아 첫 법문을 한데 이어 이날까지 모두 5차례 법문을 했을 뿐만 아니라 2009년 불광선원 큰법당 불사를 위해 50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불광선원과는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수불스님은 법어에서 “불광선원 범종의 울림은 동양의 소리와 서양의 모습, 역으로 동양의 모습과 서양의 소리가 만드는 인연과 조화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수불스님은 이어 “분열과 갈등의 시대라고 하지만 인류의 역사 가운데 가장 많은 70억명의 인구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지금이 가장 향상된, 행복한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이 세상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가치를 찾을 수 있게끔 끊임없이 정진하는 불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불이선원장 현각스님도 축사에서 불광선원과의 인연을 소개한 뒤 “휘광스님이 지난 20년 동안 신도들과 함께 한결같이 기도 정진하며 한인은 물론 미국 현지 불자들을 위해 노력했기에 개원 20주년은 뜻깊을 수밖에 없다”면서 “‘인연의 한 목소리’인 타종(打鐘)을 통해 아름다운 인연이 전 세계, 더 나아가 다음 세계에까지 울려퍼지기 바란다”고 축하했다.

김기환 뉴욕총영사는 축사에서 “불광선원이 그동안 그래왔듯이 먼 이국땅에서 역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큰 힘을 불어 넣어주고 갈등과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데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불광선원 주지 휘광스님은 인사말에서 “230년이 넘는 남루한 건물을 개조해 부처님 도량으로 만든 뒤 기도하며 포교한 지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면서 “이를 계기로 더욱 더 정진해 미주 제일의 포교신행도량으로 거듭나길 부처님 전에 발원한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법회에는 프랑스 파리 길상사 주지 혜원스님과 미동부해외특별교구 총무국장 문종스님, 미국 뉴저지 원적사 주지 성향스님, 애틀랜타 전등사 주지 마야스님, 불광선원 불광한국문화학교장 지호스님, 김정광 뉴욕불교문화원장, 전병천 불광선원 운영위원장 등 5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해 불광선원 개원 20주년을 축하했다.

‘미주제일도량’ 발원

■ 불광선원의 어제와 오늘

혜민 일미스님 등 인재불사 성과

법회마다 지도법사 두고 전법행

미국 뉴욕과 뉴저지 경계지역인 뉴욕주 업스테이트 태판에 위치한 불광선원은 지난 1996년 4월17일 주지 휘광스님이 노후 건물 1동이 자리잡은 5에이크(6120평) 규모의 대지를 처음 살펴보며 명당임을 알아본 뒤 곧바로 본격적인 도량불사에 들어갔다. 불광선원 관음전으로 거듭난 이 건물은 미국 독립보다 4년 앞선 1772년 건립됐으며 미국 남북전쟁 당시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이 임시 숙소로 사용했던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다. 불법재건축으로 오해를 받아 공사가 중단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같은 해 10월13일 당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설정스님(현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을 초청해 개원대법회를 봉행했다.

리모델링 과정을 거쳤지만 너무 협소한 관음전 법당만으로는 각종 법회를 소화할 수 없어 어린이부, 중고등부, 청년부 법회 등을 위해 주지 스님 방사마저도 다 내놓았다. 2차례의 1000일 기도와 777기도 등을 통해 도량에서 목탁과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정진했을 뿐만 아니라 법정스님을 비롯해 혜암·청화·혜인스님 등 한국의 선지식을 해마다 봄과 가을 2차례씩 초청해 감로법문을 듣는 특별법회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갔다. 이같은 각고의 노력을 통해 20여 명의 신도로 출발한 불광선원은 개원 20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한국사찰로 자리매김했다. 매주 일요일이면 남녀노소 200명의 불자가 불광선원을 찾는다. 어린이법회는 한국 여느 사찰보다도 많은 30명의 어린이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5명의 대중 스님이 장년부, 청년부, 중고등부, 어린이부, 현지인 포교 등 각 법회마다 지도법사를 맡아 동참자들의 눈높이와 욕구에 맞는 법회를 이어가고 있다. 미동부지역에서 각 법회마다 별도의 지도법사를 두고 있는 곳은 불광선원이 유일하다.

지난 2007년부터 매주 토요일이면 20~30명의 어린이들이 ‘불광한국문화학교’를 통해 한국어와 전통놀이, 전래동화, 역사, 미술, 음악, 한자 등을 배우고 있으며 매주 월요일이면 현지인들이 불광선원을 찾아 명상과 요가 등을 배우고 있다.

불광선원은 불광장학회를 통해 유학중인 한국 스님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한국불교의 세계화, 현대화를 이끌 인재불사에도 매진하고 있다. 개원 다음 해인 1997년 20명의 불자가 매달 50달러씩 희사한 게 모체가 돼 창립한 ‘불광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스님으로는 힐링멘토로 유명한 혜민스님과 미국 듀크대 교수 일미스님을 손꼽을 수 있으며 혜민스님은 휘광스님의 유일한 상좌이기도 하다. 또한 정범스님과 하림스님 등은 불광장학금을 통해 미국에서 수학한 뒤 한국으로 되돌아가 포교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도 지호·성화스님 등이 불광장학금을 받으며 수학중이다.

부처님 정법을 가르치기 위해 불광선원불교대학을 운영했으며 매 하안거 3개월 동안 불교교리를 강의하고 있다. 아울러 휘광스님은 지난 2011년 10월 조계종 첫 해외특별교구인 미동부해외특별교구의 교구장 소임을 맡아 불광선원 발전은 물론 미동부지역의 한국사찰간의 화합과 발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 뉴욕=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불교신문 2016년 4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