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진실 앞에 세워지는 평화가 답”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증언회 및 그림 특별전

일본 역사 왜곡 말 것
진실한 사과 촉구
나눔의 집·범어사 공동 주관
수불 스님, 바른 역사 통한 평화 기원

“우리는 인간이었다. 안 가겠다 발버둥 치던 나를 개나 돼지를 옮기 듯 팔 다리를 묶어 차에 던져 실었다. 그래도 우리가 원해서 갔다고 할 것인가? 일본은 더 이상 역사를 왜곡 하지 말고 진심으로 사죄하라”

위안부 피해를 당했던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이 생생히 쏟아졌다. 할머니의 증언을 듣고 있던 부산 불자들은 고개를 숙였고 흐느꼈다. 입에 손을 댄 채 좌중은 움직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우리의 누이였고 가족이였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이 그대로 전달됐다.

부산 불자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에 귀를 기울며 마음을 함께 하는 시간이 열렸다.

4월 3일 부산 안국선원 교육관에서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증언회’가 개최됐다. 인권센터건립모금을 위해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원장 원행)에서 주최한 이번 증언회는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과 안국선원이 주관했다. 증언회에 이어 4월 3일~5일 동안 인권센터건립모금을 위한 그림 특별전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는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이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인도에 반한 죄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개최됐다. 나눔의 집은 “우리민족의 아픔이자, 여성들의 수난사인 이 문제를 바르게 해결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지지와 동참을 부탁하고 한다”고 당부했다.

행사는 수불 스님의 인사말과 나눔의 집 부원장 호련 스님의 ‘나눔의 집 소개’,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진행됐다. 특히 나눔의 집 인권센터 건립기금 모금 및 후원에 참가자들은 동참하며 할머니들의 활동을 응원했다.

증언회에는 할머니들 가운데 강일출 할머니, 이옥선 할머니가 참여했다.
강일출 할머니는 당시 나라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지금 현재 부강한 한국이 자랑스럽다며 일본 앞에서 당당하게 만행을 증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할머니는 “나라를 빼앗기면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게 된다. 그 당시 강제로 끌려가 맞은 상처가 아직도 선명히 남아 있다”며 “지금 현재도 일본에 가게 되면 증언을 통해 일본의 만행을 설명하고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강일출 할머니는 1943년 16살 때 일본 순사에 의해 보국대를 뽑는다며 끌려갔다. 중국 심양을 거쳐 장춘, 목단강 ‘위안소’에서 위안부 피해를 당했다. 전쟁이 끝날 무렵 장티푸스를 심하게 앓아 부대 밖으로 이송 되어 불에 태워 지려다 조선 독립군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당시 위안소에서 겪은 경험과 살아남은 기억으로 강일출 할머니는 작품 ‘태워지는 처녀들’을 그렸고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의 모티브가 됐다.

이옥선 할머니는 증언을 통해 일본의 진실한 사과를 촉구했다.

“일본은 100년이 넘도록 진실한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 이번 합의도 돈을 가지고 와서 저희 할머니의 눈과 귀를 막은 채 진행됐다. 우린 돈이 문제가 아니다. 명예를 회복하고 진실을 원한다. 강제로 끌고 간 꽃다웠던 그 사람들 앞에서 진실을 더 이상 숨기지 말라”고 말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1940년 가난으로 학교에 가지 못했던 당시 공부를 시켜주겠다는 말에 울산에 있는 여관에서 일하게 됐다. 이후 일본인에게 끌려가 1942년 중국 연길로 끌려가 위안부 피해를 당했다.

수불 스님은 “증언회에 참여해 주신 세 분의 용기에 감사드리고 세계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진실 앞에서 제대로 된 평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할머니들께서도 건강하셔서 역사가 올바르게 섰는지 잘 지켜봐주시고 살아계신 동안 바라시는 바가 이뤄지는 기쁨을 맛보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나눔의 집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던 1990년 초, 당시 생계조차 어려웠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자는 취지로 온 국민의 성금을 모아 1992년 10월 서울 서교동에서 전셋집으로 설립됐다. 현재 나눔의 집은 일본군 ‘성노예’피해자 10분의 할머니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하고 있다. 또한 일본군‘성노예’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할머님들은 피해 당사자로 직접적인 활동을 펼친다. 대표적인 활동이 ‘증언’과 ‘수요집회’이다. 수요집회는 1992년 2월 1일부터 2016년 현재까지 매주 수요일 마다, 12시부터 서울에 있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수요집회는 2016년 3월 23일 기준으로 1223차이다.

하성미 기자 | jayanti@hyunbul.com
[현대불교 2016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