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논쟁’ 공식 토론 성사될까

현응 스님 “토론 제안”, 수불 스님 “공식 논쟁이면 응해”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으로 시작된 ‘깨달음 논쟁’이 종단 공식 토론의 장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응 스님은 1월 15일 정의평화불교연대 주최로 열린 ‘지금 여기에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세미나에서 자신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현응 스님은 주최 측이 요청한 발언 시간을 통해  “형식을 가리지 않고 불교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임하겠다. 수불 스님을 모시거나 또는 따로 해도 괜찮다”면서 토론을 제안했다.

이어 “다양한 논의들이 나오면서 생각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 같은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응 스님의 발언에 대해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종단 차원의 공개적인 토론 자리에는 응할 것을 밝혔다.

수불 스님은 1월 16일 열린 성도재일 철야 법회에서 “논쟁을 펼칠 기회를 제공한 것에 대해 현응 스님에게 감사하다”면서 “토론 제안에 대해서는 종단 차원의 공식적인 논쟁이라면 참여하겠으나 비공식적인 자리는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공부하는 분위기가 종단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은 반갑다”면서 “종도와 불자들이 안심하고 수행과 신행을 할 수 있도록 종단 기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불 스님은 지난해 현응 스님이 ‘깨달음은 이해로 증득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1월 초〈조계종지의 현대적 구현〉라는 소책자를 제작해 반박했다. 이후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비롯해 홍창성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 교수,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 김홍근 동국대 겸임 교수 등이 잇달아 글을 발표하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신성민 기자 | motp79@hyunbul.com
[현대불교 2016년 1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