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통감” 동국대 이사 전원 사퇴 ‘결정’

“학교 살리려는 대승적 결단

새로운 출발점 만들어졌다”

김건중 학생 50일 단식 종료

동국대 이사장 일면스님을 포함해 이사 및 감사 등 임원 전원이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1년여를 끌어온 학내 갈등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지난 3일 동국대일산병원에서 제297차 이사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모든 임원들이 전원 사퇴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사퇴의사를 밝힌 임원은 이사장 일면스님과 성타, 삼보, 지홍, 호성, 심경, 미산스님과 이연택, 김선근, 김기유 이사 등 이사회에 참석한 10명 전원과 최대식 감사 등 11명이다. 안채란 이사는 회의가 길어지자 건강을 이유로 퇴장한 상태였다.

그러면서 현재 단식과 농성중인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등은 즉시 단식과 농성을 그만두고 그러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를 무효로 할 것이라며 본래 자리로 돌아갈 것을 권했다. 이날 동국대 이사회는 이사진 전원 사퇴로 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립학교법과 정관 규정에 의해 새로운 임원을 선임해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법인 관계자는 “이사회 임원들이 동시에 사퇴하게 되면 관선이사(교육부 파견 이사)가 나올 수 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정관에 따라 점차적으로 새로운 임원을 선임해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사 호성스님은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종단과 스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강해져 이사장뿐만 아니라 이사들도 현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이사들이 사퇴키로 결의한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학교가 조속히 정상화되고 학교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관련기사 4면

현 이사장 문제 등을 놓고 극단으로 치달았던 학내 갈등은 이사회의 대승적 결단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50일 간 단식을 이어 온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은 단식을 종료했다. 이사회 당일 오전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던 김 부회장은 이사진 전원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5년 12월3일 단식 50일차 단식 종료”라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꼭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동국대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도 “의미 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박순성 교수는 “이사님들의 큰 결단과 학생들의 희생이 모아져 새로운 출발점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동국대는 지난해 말부터 이사장과 총장을 둘러싼 문제로 학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을 풀기 위해 각계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태기도 했다. 특히 김건중 학생의 단식 중단과 동국대 갈등 해소 및 발전 모색을 위해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가 ‘동국발전을 위한 화쟁원탁회의’를 구성, 이사회 직전까지 법인 측과 비대위 측과의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앞으로 화쟁원탁회의는 동국대 갈등 현안에 대해 진실과 책임을 규명하고, 학교발전을 위한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김건중 학생을 살리기 위해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이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이사직을 사퇴했으며, 미산스님과 법인, 금강스님은 “어린 학생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며 단식정진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사진 전원 사퇴’로 동국대 갈등이 해결 국면을 맞게 됨에 따라 동국대는 빠르게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이사회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신임 부총장에 이대원 경주캠퍼스 바이오학부 교수를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홍다영 기자 |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 2015년 12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