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살리기 위해 스님들도 단식 정진

[종합]동국대 학생 단식 중단 위해 미산·금강·법인 스님도 단식

30일 ‘정상화 위한 단식’ 기자회견
매일 기도ㆍ단식 중단 설득 밝혀
미산 스님 “조속한 이사장 선임 필요”

최창동 대학원 학생회장 투신 발표에
금강ㆍ법인 스님 “극단행동만은 안돼”

학교 실무팀장 “학생 설득해 병원이라도”

이사장 선출을 둘러싼 동국대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장기간 단식을 진행 중인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스님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동국대 이사 미산 스님과 법인ㆍ금강 스님은 11월 30일 동국대 팔정도 광장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이날 미산 스님은 “먼저 47일째 단식을 진행 중인 김건중 학생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며 “학생이 단식을 풀고 학업에 돌아갈 때까지 함께 단식하고 기도하며 매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사직 사퇴서를 제출한 미산 스님은 “학교 또한 현 이사장 임기 만료 전 정상적인 절차로 새 이사장을 선임해야 한다. 직무대행체제에서는 대학이 학교 업무를 수행할 수 없기에 조속한 이사장 선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단식에 동참한 법인ㆍ금강 스님은 “동국대와는 인연이 없지만, 어린 학생이 40여일을 단식하는 것이 가슴을 울렸다”며 “학생이 단식을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스님들이 학생들을 대신해 책임져야 하지 않냐”며 “백척간두 진일보에서는 손을 놔야 새로운 시야가 트인다. 이사회 스님들이 12월 3일까지 학교를 살리는 방안을 모색해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전 최창동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의 투신 의사를 접한 스님들은 “절박한 마음만은 이해하지만 투신과 같은 극단행동은 안된다. 학생들이 이런 마음이 들게 까지한 종단 지도부와 이사회가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인 스님은 “그동안 종단에서 매 사건마다 문제해결 방식을 세속적으로 가져갔다. 승가는 정치논리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스님들은 천막 안에서 염불과 기도정진, 경전 독송 등을 함께 이어갈 예정이다.

동국대 이사로 지난 14일 선출된 수불 스님도 26일 동국대 이사직을 사퇴하며 40일이 넘는 오랜 단식으로 한 생명이 위급한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이를 외면하는 것 같아 양심상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이사직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국대 위상 하락과 행정 업무 공백에 대한 학교 실무진들의 호소문도 발표됐다.

동국대 행정 실무를 담당하는 동국대 직원 실ㆍ팀장 21명은 성명을 통해 “이사님들이 나서달라. 침묵하지 말고 죽어가는 학생을, 추락하는 동국대를 살려달라”며 “임기가 끝나시는 분이든, 새 임기를 시작하는 분이든, 모든 이사님들이 학교에 와 우선 학생이라도 설득해 병원에 보내달라. 학교 정상화를 위해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한편, 동국대 이사회는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12월 3일 제297차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덕현 기자 | noduc@hyunbul.com
[현대불교 2015년 1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