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단식, 미산·금강·법인 스님 동참

30일 11시·16시 단식장 합류… “양심을 외면할 수 없었다”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현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이 47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유력 중진 스님들이 단식 동참에 나선다. 학내 갈등에 스님들이 단식 정진에 들어가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동국대 이사 미산 스님(상도선원장·중앙승가대 교수)는 11월 30일 오전 11시 김 부총학생회장의 단식농성장에 합류해 단식에 동참한다. 이에 앞서 법인사무처에 이사직 사퇴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현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이사직을 사퇴한 것은 수불 스님(범어사 주지)에 이어 두 번째이다.

미산 스님은 입장문을 통해 “벌써 47일째 물과 소금으로만 연명하고 있는 한 학생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해를 넘기도록 장기화되고 심화되는 구성원간의 갈등과 분열이 정상화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사태를 책임을 져야 할 누구도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서서히 스러져가는 그의 생명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동국대의 이사직을 맡고 있는 저로선 더욱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오늘부터 소신공양의 심정으로 단식 수행정진에 돌입한다”고 선언하며 “김건중 학생과 그를 염려하며 동조 단식중인 교직원들이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산 스님은 장기화 되는 학내 갈등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며 종도적 입장에 서기 위해 동국대 이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미산 스님은 “지금처럼 구성원간의 분열 상태가 계속되고 혹여 직무대행 체제와 같은 이사장 장기 공백의 상황까지 온다면 동국대학교의 퇴행은 불가피하다”면서 “아울러 우리 종단의 위상은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제게 이 단식은 공감이고 기도이고 명상이고 철야 정진과 다를 바 없다”면서 “적어도 한 학생의 생명이 위태로운 이 지경에서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깨닫는 계기라도 되길 절실하게 바란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과 대흥사 일지암 주지 법인 스님도 김 부회장의 단식에 동참한다.

금강 스님과 법인 스님은 11월 30일 오후 4시경 단식에 동참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단식 농성장에 합류할 예정이다.

법인 스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후 4시경에 입장문을 발표하고 단식에 동참하려 한다”면서 “김 부총학생회장을 이대로 둘 수 없다. 수행자로서 양심의 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동국대 본관 앞 단식 농성장에는 김 부총학생회장 외에도 한만수·김준 동국대 교수가 21일째 단식을, 김윤길 대외담당관이 1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의평화불교연대 등 불교계 시민사회 단체에서도 릴레이 단식 정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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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민 기자 | motp79@hyunbul.com
[현대불교 2015년 1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