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가을, 영남 산사는 지금 문화축제

범어사 팔관대재, 호국위령재
통도사 창건 1370주년 문화축제
구룡사 창건기념 가을달빛음악회
고찰·도심포교당 곳곳서 진행

가을이 영글어가는 지난 17일 토요일 부산·경남지역 주요 사찰은 개산대재와 산사축제로 지역주민들과 흥겨운 주말을 보냈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수불스님)는 이날 ‘범어사 팔관대재’를 성대하게 봉행했다. 특히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팔관재계를 재현한 수계법회는 개인적 차원의 지계(持戒)를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17일 오후 호국 영령위령재를 시작으로 문을 연 팔관대재는 호국기원법회에 이어 팔관재계수계법회에서 이날 행사의 절정을 맞이했다. 법복을 차려입은 신도들이 무대가 설치된 문화광장에 줄지어 앉고 범어사 전계대화상 무비스님을 비롯한 교수사 지현스님(송광사 율주), 갈마아사리 수진스님(범어사 율학승가대학원장) 등 수계사스님들이 단상 위에서 팔관재계의 의미와 마음가짐에 대해 설법했다.

7증사 스님들은 신도들 석을 돌며 연비를 했으며, 무비스님의 당부를 끝으로 팔관재계 법회는 막을 내렸다. 이에앞서 열린 호국기원법회는 수불스님, 무원스님(부산불교연합회 수석부회장), 효원정사(진각종 부산교구장) 등 부산 지역 불교 지도자와 서병수 부산시장, 이해동 부산시의회의장, 김석준 부산교육감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수불스님은 대회사에서 “팔관재계 수계법회를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시민운동으로 더욱 더 승화돼 우리 팔관회가 부산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강화하고 부산불교의 구심점으로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영배스님)도 개산조 자장율사의 통도사 창건 1370주년을 기리는 영축문화축제를 17일부터 21일까지 성대하게 봉행했다. 첫날인 17일에는 어린이 수계식과 재롱잔치, 청소년 댄스경연대회 등이, 둘째날인 18일에는 괘불이운과 괘불헌공, 다문화공연, 통도사학춤 등이 선보였다. 19일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만발공양, 20일에는 괘불탱 특별전과 부도전 헌다례, 마지막날인 21일에는 개산조 영고재(영사재)와 법요식이 열렸다. 행사기간 내내 부처님 가사 배견이 성보박물관에서 진행됐다.

창원 구룡사(주지 신공스님)는 지난 17일 창건 88주년을 맞아 ‘창건기념 대법회’와 ‘가을달빛 산사음악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봉행했다. 88주년 기념법회는 구룡사 경내 설법전에서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을 초청법사로 바라밀선다회의 육법공양과 삼귀의례, 연혁보고, 법문, 축사, 어린이·청소년 백일장 및 사생대회 시상식, 구룡은암장학금 수여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구룡은암장학금 수여식은 동국대 박사과정의 서경스님을 비롯한 학인스님들과 경남대 교육학과 3년 양수정 양 등에게 30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저녁 7시부터 열린 산사음악회는 창원시불교연합회 상임고문 원행스님(정인사)과 연합회장 도홍스님(불곡사) 및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을 비롯한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참석해 깊어가는 가을산사의 정취를 음악공연과 함께 만끽했다.

박부영 기자 | 권순학 경남지사장
[불교신문 2015년 10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