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푸르른 날, 산문이 열렸다

기장 장안사, 주민들과 함께

창건 이래 첫 개산재 봉행


원효스님에 무애백차 공양

이웃종교인 참여한 공연 등

‘종교간 화합의 장’ 선보여

기장 장안사가 처음으로 개산문화 축제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열었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진 장안사는 현 주지 정오스님 취임 후 건물불사로 가람을 일신하고 오랜 연구를 통해 소장 유물의 가치를 확인해 보물로 지정하는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는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개산을 함께 기념하는 축제를 열었다. 축제에는 주민들 외에 수불스님 등 범어사와 기장의 스님들 서병수 부산시장 등 지역기관장들도 함께 해 창건의 기쁨을 나눴다.

지난 10일 오후2시부터 열린 ‘장안사 창건 1342주년 개산문화축제’는 1부 문화공연, 2부 법요식, 3부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1부 문화공연은 동래학춤, 대금연주, 법고타북식 등 다양한 공연이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2부 법요식은 창건주 원효대사를 기리는 대재답게 원효스님이 이곳 기장 사람들을 전염병에서 구했다는 원효무애백차를 영전에 올리는 백차헌다례로 문을 열었다. 주변 사람을 돌보는 공덕을 쌓은 사람들에게는 상을 수여했다. 법화경 7만자를 10년 원력으로 서각중인 김하병 서예가에는 원효문화상을, 신진초 4학년 우현빈 어린이에게는 효행상을 수여했다.

스님들과 주요 기관장들의 인사말 말미에 정오스님과 인연이 깊은 한사랑교회 방영식 목사가 단상에 올라 ‘장안사’, ‘그리운 금강산’ 등 가곡을 열창해 스님과 주민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원효스님의 화쟁정신을 잘 살린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격려사에서 “신라문무왕 13년에 원효대사께서 창건하신 이래 장안사는 기장 불심의 요람이자 마음의 고향으로서 그 본연의 사명을 다해왔다”며 “최근에는 응진전과 명부전의 불보살님 복장에서 <능엄경> <법화경> <부모은중경> 발원문 등이 대거 발견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장안사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증명해주는 것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고 장안사 발전과 성장을 높게 평가했다.

조계종부산연합회장 수진스님도 “장안사 주지 정오스님은 원효성사의 사상을 근간으로 장안사를 복원하고 원효성사가 왜 이 시대에 필요한가를 하나하나 그려내려고 노력하는 스님”이라고 칭송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장안사 개산문화축제를 축하하면서 시민과 불자들의 가정마다 부처님의 가피가 늘 함께 하기를 기원드린다”고 인사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 하태경 의원과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 박민식 의원도 단상에 올라 인사했다.

신라 문무왕 13년(673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장안사는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태의대사가 중건했으며 몇 해 전 장안사 대웅전이 부산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다포식 목조건물임이 밝혀져 화제를 모았다. 대웅전과 석조삼세불좌상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장안사 위에 자리한 척판암은 원효성사가 판자 하나를 던져 중국 종남산 지상사의 수많은 대중을 구제하였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주지 정오스님은 “원효대사의 무애정신은 어디에도 머무르지 말고 집착을 놓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불교의 대중화와 자비희사를 실천하셨던 원효스님의 뜻이 곧 장안사 개산의 의미”라며 “정해진 길 없이 형상을 바꾸며 가을 하늘을 유영하는 구름처럼 끊임없이 변화를 따라 유연한 마음으로 개산문화축제에 함께 하시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부산=박부영 기자 | chisan@ibulgyo.com
[불교신문 2015년 10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