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칠성도 3점, 문화재 된다

부산시 유형문화재 지정 예고

짜임새 있는 구도 보존도 양호

19세기 후반 대표하는 성보

지난 6월 스위스 취리히 경매를 통해 금정총림 범어사로 돌아온 칠성도(七星圖) 3점이 부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부산시는 지난 10일 문화재위원회 유형분과위원회에서 칠성도에 대한 심의를 통해 유형문화재로 지정 의결했으며, 9월16일자 부산시보와 홈페이지에 고시했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수불스님)는 칠성도 환수 이후 시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7월 말 시에 문화재 지정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8월 초 문화재전문위원들이 현장조사를 통해 성보의 가치를 조사했다.

이 칠성도는 짜임새 있는 구도와 단아하면서 건장한 불상의 형태 등으로 19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귀중한 성보로 평가받고 있다.

칠성도 중앙 폭에 해당하는 치성광여래도(熾盛光如來圖)는 화면 중앙에 원형의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갖춘 치성광여래를 중심으로 그 왼쪽에 일광보살, 오른쪽에 월광보살이 좌우로 시립하고 있다. 나머지 2폭은 북두칠성여래 7위 중 다섯번째 광달지변여래(廣達智辨如來)와 염정성군(廉貞星君), 여섯번째 법해유희여래(法海遊戱如來)와 무곡성군(武曲星君)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시는 “작품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화풍도 섬세할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 치성광여래 및 칠성도의 도상 연구에 학술적 가치가 있는 불화”라며 “특히 19세기에 제작된 칠성도 가운데 중앙의 치성광여래를 중심으로 별도 10폭의 칠성을 따로 봉안하는 예는 흔치 않아 매우 귀중한 사례”라고 밝혔다.

1861년 밀양 표충사에서 총 11점으로 제작된 이 칠성도는 같은 해 범어사에 봉안됐다가 6·25전쟁 이후 국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칠성도는 북두칠성을 형상화한 칠성신을 그린 그림으로 당시 사찰에서 매우 중요한 예배대상이었다.

앞서 이 칠성도 3점은 스위스 경매를 통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당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스위스 콜러 옥션에 범어사 칠성도가 나온 사실을 조계종 문화부를 통해 범어사에 알렸고, 범어사는 지난 6월 개최된 경매에서 7만8500 스위스프랑(한화 9400여 만원)에 불화를 낙찰받았다. 50여년 만에 돌아온 칠성도는 7월14일 귀환식을 거쳐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봉안됐다. 당시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환수된 칠성도는 본래 봉안처인 극락암을 재조성해 안치하고, 나머지 칠성도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다영 기자 |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 2015년 9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