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환지본처’, 환희심을 자아내다

7월 14일 범어사서 '칠성도' 환수 법요식 열려

19세기 부산지역 대표 작품
불자 힘모아 6월 스위스서 매입
이운식서 5000여 대중 정근

한국전쟁 당시 해외로 반출됐던 19세기 대표적인 성보인 범어사 칠성도가 50여년 만에 환지본처했다.

부산 범어사(주지 수불)는 7월 14일 범어사에서 5000여 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칠성도(七星圖) 3점 귀환 법요식’을 열었다. 이날 법요식에 앞서 칠성도는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법요식에 앞서 칠성도는 오전 경내 이운식과 금어연 행렬, 귀환식 등을 통해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봉안됐다.

1861년 제작된 범어사 칠성도는 남도지역에서 활동한 선종(善宗) 스님이 그린 작품으로 밀양 표충사에서 만들어진 뒤 범어사 극락전에 봉안돼 왔다. 북두칠성을 비롯한 하늘의 여러 별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19세기 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범어사는 지난 5월 27일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으로부터 이 소식을 듣고 ‘칠성도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적극 환수 조치에 나선 가운데 6월 3일 스위스 취리히 경매에서 이번 칠성도 3점을 매입한 바 있다.

행사는 환희와 감동 속에 진행됐다. 법요식 전 스님 35명이 인도한 금어연 행렬이 일주문을 지나 보제루 앞마당에 진입하자 참석한 대중 모두가 한마음으로 정근을 시작했다.

법요식은 경과보고와 범어사 주지인 수불 스님의 인사말, 축사와 축가, 제막식, 육법공양, 참배 등의 순으로 열렸다.

수불 스님은 “범어사 칠성도가 제자리에 돌아오기 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해줬다”며 먼저 감사를 표했다.
스님은 “해외에 반출된 칠성도가 반환 된 것을 계기로 삼아,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배우고 향후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를 되찾아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불 스님은 “해외문화재를 다시 매입한 것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문화재청 산하 기관 관련단체가 불교계와 협력해 해외에서 경매를 통해 사들인 것은 환수 사상 첫 사례”라며 “향후 관련기관들과 유기적인 관계 속에 성보문화재를 되찾아 오는데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칠성도는 범어사 내 성보박물관에 임시로 보관되며 범어사는 경내에 ‘칠성각’을 새로 조성해 영구 봉안할 계획이다. 장소는 옛 극락암 장소(현 휴휴정사 인근)가 언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범어사는 부산시와의 협의를 통해 칠성도의 부산시지정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 또 아직 환수되지 못한 칠성도 8쪽에 대한 환수에도 나설 방침이다.

하성미 기자 | jayanti@hyunbul.com
[현대불교 2015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