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회 중심 단합…시민과 소통, ‘佛都’ 새바람

부산불교 발전 좌담회

※ 좌담 참석자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회장 수불스님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사무총장 심산스님

부산광역시불교연합신도회 회장 이윤희

부산광역시불교연합신도회 사무총장 박대성

수불스님 = 지난해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해 부산연등축제를 취소했다. 어린 학생들이 희생된 국가적인 사태였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올해는 지난해 시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불교문화의 진수를 선보이기 위해 예년보다 더 많이 신경을 썼다. 서울에서 간화선무차대회라는 큰 행사가 제등행렬 전날 열렸고, 그 다음날은 초하루였지만 부산지역 스님과 신도들이 혼연일체가 돼 봉축행사를 원만하게 진행했다. 사무총장 심산스님과 이윤희 연합신도회장, 박대성 사무총장 등이 실무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무탈하게 행사를 치렀다. 동참 인원도 예년에 비해 많이 증가했고, 시민들의 호응도 좋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심산스님 = 올해는 모든 인연이 다 맞아 연등축제를 성대하게 거행했다. 회장 스님이 전체적으로 믿고 맡겨줘 실무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계기가 된 것이 성공 개최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연합회 차원에서 대만 등축제를 견학 했는데, 시야를 넓히고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로 선보이지 못한 불교문화를 시민들에게 보여주자는 사부대중의 원력 결집도 성공적인 봉축행사의 원인이다. 5월에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의미 있는 날이 집중돼 있어, 가족 단위로 참여한 분들이 많았다. 점등식부터 대미(大尾)인 구덕종합운동장의 연합대회, 제등행렬 등 성공적인 부산연등축제를 회향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연합대법회’에서 ‘연합대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법어를 생략하는 등 처음으로 변화를 시도한 것도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불스님

스님과 신도들 혼연일체

불교문화행사 업그레이드

‘하나된 부산’ 가능성 확인

이윤희 회장 = 회장 스님을 비롯한 연합회의 모든 스님들이 앞장서 분위기를 만들어 여법하게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부산 도심에 자리한 송상현 광장에서 점등식과 전통등 전시회를 했는데,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 항간에는 연인원 100만 명이 관람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시민과 불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연등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로 부산불교가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그동안 스님과 불자들의 노력이 한마음으로 모아져 지역 불교는 물론 한국불교 발전에 기여하는 부산불교의 인연이 도래했다고 본다.

박대성 사무총장 = 지난해 행사기획단을 꾸려 6개월 가량 연등축제를 준비했는데, 세월호 침몰사고로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도 미리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더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대만 등축제를 견학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는데, 그것이 이번 부산연등축제에 잘 반영됐다고 본다. 송상현 광장의 전통등 전시회에 예상을 뛰어넘는 시민이 운집하면서 불교행사가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4년 송상현 광장 개장이후 ‘도심 속의 섬’이라며 비판을 받은 부산시도 전통등 전시회에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시민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수불스님 = 기대 이상으로 시민과 불자들이 송상현 광장을 찾아온 것은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민과 불자들의 참여 의식이 높아지고, 문화를 향유하려는 분위기가 향상된 것이 동력(動力)이 되었다고 본다. 불교계는 물론 시 당국에서도 높아진 시민의식을 소화할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이다. 시민과 불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축제로 승화시켜 나가겠다. 그리하여 부산을 전국 제일의 도시로 만들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국가로 성장하도록 불교계가 앞장서 합심하고 노력해야만 한다.

심산스님 = 송상현 광장의 등전시회가 성공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실무적인 입장에서 보면 우선 하루 8만대의 차량이 광장을 지나가면서 홍보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불교를 주제로 한 등(燈)을 고집하지 않고, 어린이나 청소년, 일반 시민들이 흥미를 갖고 자연스럽게 다가설 수 있는 다양한 등을 선보인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장엄등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호기심까지 자극했다. 불교신문 영남본부의 역할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는 부산지역 기사가 단발성이 많았는데, 영남본부 발족후 기획성 기사와 집중 보도로 부산지역 불교계의 활동을 생생하게 전달됐다. 특이한 점은 송상현 광장을 찾은 시민들의 70~80%가 젊은이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어른들에 비해 스마트폰 등 IT에 강한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블러그 등 인터넷과 SNS로 홍보해 소문이 소문으로 이어지면서 관람 인원이 부쩍 늘었다.

심산스님

성공적 부산연등축제

등 전시에 젊은이들 많아

종교에서 문화행사로 변환돼야

이윤희 회장 = 공간이 넓은 송상현 광장에 100여점이 넘는 다양한 전통등과 창작등을 선보여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호기심을 자극해 시민들이 스스로 광장을 찾아오게 만든 것이 성공 요인이다. 앞으로는 범어사를 비롯한 각 사찰과 단체에서 보다 아름다운 장엄등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등전시회에는 시민들이 각자의 소원을 적은 종이를 붙이게 했는데, 3만5000명이 참여하는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다. 부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 가능한 빅데이터(Big Data)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등전시회에 대한 연구를 깊이해 보다 많은 장엄등을 선보이면 시민들이나 내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찾을 것이다. 연등축제를 계기로 부산불교 발전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

박대성 사무총장 = 성공적인 부산연등축제의 비결은 승가와 재가가 화합한 결과이다. 그동안 부산이 불교도시라고 하지만, 무엇인가 의문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부산불교의 자존심을 세웠다. 시민들도 불교에 대한 관심이 대폭 늘었다. 연등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결과 부처님오신날 당일에 부산 지역 사찰을 찾은 시민과 불자들이 예년보다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불스님 = 시민의식이 한층 성숙한 느낌을 받았고, 불교문화 행사가 업그레이드 됐다. 불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하나 된 부산’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불교계가 앞장서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고, 시민들의 동참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연등축제를 통해 불자들의 자긍심을 세워 주었고, 시민들의 의식도 향상시켜, 결과적으로 부산을 하나로 뭉치는 장을 만들었다. 앞으로 종교적인 차원을 넘어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예술행사로 향상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불자들이 자긍심을 갖는 불교, 그리고 부산 시민과 함께하는 불교를 지향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찾아야 한다. 부산의 사부대중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준비를 잘 했고, 날씨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쾌청했다. 그동안 준비한 여러 가지를 보여줄 수 있는 인연이 성숙했다.

심산스님 = 올해는 부산불교연합회 중심으로 행사를 치렀다. 내년에는 각 구?군 불교연합회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막 점등식은 부산불교연합회 차원에서 봉행하고, 그 후에는 매일 구?군불교연합회의 날을 정해 점등식을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부산 불교계 전체가 동참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고, 시민들에게는 더욱 다양한 문화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과 구청 등에도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자연스럽게 시정(市政)과 구정(區政)을 홍보하게 하면, 부산 시민이 하나가 되는 화합의 자리가 마련될 것이다. 등전시 외에 토크콘서트나 작은 공연을 열어 부산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끽하도록 방안을 찾겠다.

이윤희 회장 = 연등축제를 매년 보완해야 불교가 발전하고 부산시무형문화재로 등재 될 수 있다. 올해와 같은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면 무형문화재 등재도 빠른 시일 내에 될 것이다. 부산불교연합신도회는 더욱 발전된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수불스님 = 사부대중이 한 덩어리가 돼 행사를 잘 치렀다. 이제 시작을 알렸으니 내년에는 좀 더 내실 있고 풍부한 행사로 시민의 사랑을 더욱 받을 것이다.

이윤희

송상현광장 등(燈) 전시 성황

시민들의 요구 빅테이터 확보

부산불교발전 계기 될 것

박대성 사무총장 = 다른 종교를 믿는 지인(知人)들에게 ‘불교가 이런 모습 있었는가’라며 놀라는 반응을 많이 들었다. 올해 행사의 장단점을 잘 분석해서 내년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행사를 보여 주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

심산스님 = 등전시회 기간에 관람객이 줄을 이어 찾아오면서 주변 식당들의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송상현 광장 관리사무소에서 협조를 잘해 주어 행사를 원만하게 치렀다. 부산시와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수불스님 = 올해와 같은 성공적인 결과는 부산불교가 시민들과 오랫동안 소통하고 교감한 결과도 원인이 됐다. 시민과 불자, 부산시와 불교계가 서로 도와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상생(相生)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심산스님 = 부산불교의 이미지가 상승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범어사를 비롯한 지역 사찰들이 시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섰고, 우호적인 느낌을 갖게 한 결과이다. 기관장들도 불교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불교의 위상이 높아지고 시민의식이 향상되면서 상생의 결과를 가져왔다.

수불스님 = 조계종뿐 아니라 천태종, 진각종, 태고종, 총지종 등 각 종단과 사찰이 부산불교연합회와 원만하게 소통하면서 지역불교 발전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연합회 사무국과 연합신도회가 힘을 합치면서 부산불교 발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불교발전이라는 원력을 성취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면서 연합회를 중심으로 힘을 합친 것이 비결이다. 이같은 불자들의 노력은 불교발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성장 동력으로 승화해 부산의 변화와 발전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부산불교는 지역에만 머무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불교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앞장서 선보여야 한다. 서울에서도 배울 것은 배우고, 다른 지역에 전할 수 있는 것은 전하면서 불교발전을 이뤄 가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각 지역의 연등축제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워크숍의 자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박대성

심혈 기울여 행사 준비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축제

성공비결은 승·재가 화합

이윤희 회장 = 삼광사와 진각종 등 다른 종단과의 협조도 잘 되고 있어 부산불교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수불스님 = 부산에 있는 종단들이 상호 발전하는 길을 모색할 것이다. 입장차이가 있으면 이해를 구해 협조하고 공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부산불교연합회라는 중심축을 굳건히 하면서 전체가 함께 하도록 하겠다. 타종교와도 교류하고 협력하는데 불교계 내에서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박대성 사무총장 = 부산불교의 자존심을 잘 살려 나가도록 사부대중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부산불교가 잘돼야 한국불교가 잘 된다는 확신을 갖고 정진해 나가겠다. 단위 사찰에서도 연합회 활동에 동참해 새로운 포교기법 등을 벤치마킹하면 좋겠다. 재가불자들이 스님들을 외호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역할 분담을 통해 부산불교 발전을 이루겠다.

이윤희 회장 = 부산불교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모든 종단과 사찰, 신행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금년을 계기로 부산불교는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 신도들도 부산불교 발전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심산스님 = 실무적 측면에서는 연등축제 등 불교행사를 종교행사에서 문화행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내려오는 고정관념 때문에 종교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 스스로 벽을 허물지 못하는 것이다. 올해 연등축제를 기회로 그런 벽을 허물고 축제의 개념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시민과 소통하는 축제가 되어 불교와 시민이 만나는 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수불스님 =불심(佛心)이 깊은 부산지역 사부대중이 마음을 모아 하나로 화합해, 부산불교뿐 아니라 한국불교 발전, 그리고 시민과 함께하는 불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성공적으로 부산연등축제를 회향하도록 참여해준 사부대중에게 감사드린다. 시민들이 대거 동참한 부산연등축제를 평가하고, 나아가 부산불교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해 준 불교신문에 감사드린다.

범어사=이성수 기자 | soolee@ibulgyo.com
[불교신문 2015년 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