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작가 ‘이우환’ 부산에 오다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전시관 개막

세계적인 미술가로 불교 공(空) 사상을 비롯해 동양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우환 작가의 ‘전시관’이 부산에서 문을 열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4월10일 오후 3시 지하 1층, 지상2층, 연면적 1400.83㎡(약 424평) 규모의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 개관식‘을 성대하게 거행했다.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에는 이 작가의 예술세계와 정신을 담은 작품 20여 점이 상설 전시된다. 1층 전시관은 ‘관계항’ 등의 조각 작품을, 2층에는 ‘바람과 함께’ ‘대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등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1960년대 초기부터 2015년 까지 이우환 작가의 예술혼이 깃든 작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본관 옆에 새로 지은 ‘이우환 공간’은 부산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소로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우환 작가는 그동안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 등 불교를 비롯한 동양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여 서양 근대주의가 주류를 이룬 세계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주목을 받아 왔다. 최근 4년간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낙찰 총액 기준으로 생존 작가 중에서 40위권을 기록할 만큼 세계적인 거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부산 경남중과 한국전쟁 시절 부산에 피난 온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이 작가는 부산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내며 동양적인 세계관을 형성했다. 서울대 회화과를 중도에 그만두고, 일본대에서 철학을 전공하면서 서양 사조보다는 동양세계관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후 작품세계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끼쳤다.

이우환 작가는 개관식에서 “이번에 미술관이 생겼는데, 이건 시작이고 앞으로 시민 여러분의 사랑으로 커져 나가길 기대한다”면서 “부산뿐 아니라 세계의 관람객들에게 좋은 체험의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개관식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 서병수 부산광역시장, 이해동 부산광역시의회 의장은 물론 알프레드 파스트망 전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 관장, 크리스틴 스타크만 미국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 드리크리 오제르코프 러시아 에르미타주미술관 큐레이터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금정총림 범어사 다도회(회장 한복순)는 참석자들에게 직접 준비한 전통차를 제공했다. 다도회의 차 공양에 특히 외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우환 작가는 개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일상 부산시립미술관장과 함께 범어사를 방문해 주지 수불스님과 차담을 나누는 등 불교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개관식에 참석해 이우환 작가의 안내로 내빈들과 작품을 살펴본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부산에 이러한 공간이 마련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고, 부산 시민은 물론 국민들의 의식을 한단계 성숙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작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정성을 기울여, 큰 울림을 준다”면서 “(우리 사회가) 미래를 향해 가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수불스님은 “(이우환 작가가) 범어사에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면서 “짧은 만남이었지만, 세계적인 거장임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부산=이성수 기자 | soolee@ibulgyo.com
[불교신문 2015년 4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