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단장한 불서, 다시 만나 반갑네

출간 당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세 권의 책이 새 단장을 하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수불스님의 선어집 <황금빛 봉황이>와 김윤수 전 판사의 <불교는 무엇을 말하는가>, 김광식 박사의 <춘성>이다. 개정판은 내용이 보완되고 편집이 새로워졌다.

9년 만에 다시 선보인 수불스님의 책은 스님의 첫 번째 저술로, 간화선을 실참하는 간화선 대중화에 앞장서온 스님의 선기가 고스란히 담긴 선법어집이다. 스님은 생사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머뭇거릴 시간 없이 선지식을 찾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이 책에 담겼다.

출간 당시 화제된 책

부족한 부분 보완하고

새로운 내용까지 더한

증보개정판 발간 ‘눈길’

스님은 “보고 듣는 이 가운데 분명하게 작용하는 이 물건은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아선 안된다고 말한다. “큰 의심이란 온 몸이 ‘이 뭣고’ 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 머리로 ‘이 뭣고’ 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온 몸으로 ‘이 뭣고’를 하다보면 앞뒤 생각이 끊어져 의심하게 돼 있는데 오히려 끊어지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계속 힘을 주고 있으면 상기가 오고 그러면 오래 버티지 못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어렵게만 생각되는 간화선 수행에 관한 수불스님의 촌철살인 법문이 담긴 책은 참선은 물론 마음공부에 관심 있는 이들이 참구할만한 선의 지침서다. 불국사 승가대학장 덕민스님은 서사에서 “바닷물이 밀려간 뒤 아름다운 조약돌이 드러나듯 쾌활청량한 선어(禪語)들은 인위적인 문자 냄새를 찾아볼 수 없다”고 평하고 있다.

<불교는 무엇을 말하는가>는 전직 판사 김윤수 씨가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을 전하겠다는 원력을 갖고 2007년 선보인 책이다. 고집멸도 사성제를 중심으로 윤회, 12연기, 간화선,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을 고루 아우른 책은 불교핵심을 쉽게 풀어쓴 입문서로 출간 당시부터 화제였다. 특히 현직 판사가 불교개론서를 썼다는 이슈까지 더해져 주목을 받았다. 출간 이후 7년간 독자들의 호응을 얻어 4쇄까지 발간됐다.

저자는 “인쇄를 거듭하는 동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하나는 “제대로 알고자하는 독자라면 실제 접해봐야 한다는 이유로 도성제 부분을 간단히 다루며 그 핵심인 팔정도의 설명을 생략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초기불교를 중심으로 설명하다보니, 한국불교 현실과 동떨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우리나라 불교의 주류는 대승불교에 기반한 선불교라 말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본격적인 소개가 빠져 있는 셈이어서, 불교를 알려고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자신 있게 권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개정판에서는 이런 점들이 집중 보완됐다. 팔정도와 한국불교의 주류인 대승과 선불교에 대한 설명이 추가되면서 초판보다 분량도 다소 늘어났다.

그러나 단순나열이 아닌 핵심을 전한 덕에 독자들의 이해가 쉬워졌다. 저자는 “이제 개정판을 읽으면 이 책의 제목과 같이 불교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다”며 “누구든지 주변에 불교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할 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자평했다.

만해스님의 제자이자, 덕숭총림 수덕사 만공스님 회상에서 참선수행을 했던 간화선수행자인 춘성스님(1891~1977)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한 김광식 박사의 <춘성>도 내용을 증보해 새로워졌다. 저자는 “만해사상의 계승을 모색하고 참다운 스님을 찾겠다는 심정”으로 책을 써 2009년에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출판사가 문을 닫으면서, 책과 스님에 대한 관심도 사라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저자가 내용을 보완하고 수정해 개정판을 펴냈다. 개정판에는 초간본 내용을 수정하고 인터뷰와 일화를 추가하고 읽기 편하게 편집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 ‘일화로 만나는 춘성’에서는 호탕한 법문으로 세상을 흔들어 무애도인의 명성을 얻게된 일화 28편이 소개돼 있다.

2부 ‘내가 만난 춘성’에서는 스님과 인연있는 스님, 학자, 사회저명인사와 신도 등 23명의 인터뷰가 정리돼 있다. 춘성문도회 회장 혜성스님을 비롯해 진관사 회주 진관스님, 고 목정배 동국대 교수, 고은 시인 등이 춘성스님을 만나며 감화 받은 이야기를 전했다.

3부 ‘역사로 만나는 춘성’에서는 스님의 일대기를 정리했다. 출생부터 만해스님을 만나 출가한 후 만해스님의 제자로 일제강점기를 어떻게 지냈고, 해방 후 열반에 이르기까지 대중포교의 행적을 이해하기 쉽게 기록했다.

김 박사는 “직업 수좌, 벙어리 수좌, 법문이 사라진 선방, 선지식을 찾지 않는 간화선 수행이 불교를 대표하고 있다”며 “춘성이라는 거울을 통해 이 땅에서 다양한 춘성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어현경 기자 |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014년 1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