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10만명에 팥죽 공양”

부산 불교계, 동지절 시민축제로 승화

민족고유의 명절로 불교계와 인연이 깊은 동지를 맞아 부산불교계가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자리매김을 시도했다.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회장 수불스님,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는 지난 22일 부산시내 일원에서 약 45000인분의 팥죽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부산불교연합회는 소속 종단과 사찰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 거점에서 직접 끓인 팥죽을 무주상 보시해 환영을 받았다.

범어사는 부산대역 1번 출구, 홍법사는 노포동 지하철역, 삼광사는 서면 영광도서 앞에서 팔죽 나눔 행사를 가졌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 여성부가 서면 롯데호텔 앞에서, 진여봉사단이 구포시장에서 각각 팥죽을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부산 지역 사찰들이 동지를 전후해 관내에 있는 복지관, 경로당, 경찰서 등 각 기관에 팥죽을 나눠줘 이웃과 함께하는 동지를 축제로 승화시켰다. 동지를 전후해 부산 지역 전역에 배포된 팥죽은 약 10만 인분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동지를 맞아 팥죽 보시 외에도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 행사가 풍성하게 진행됐다. 부산 원오사(주지 정관스님)는 일본 프로야구를 석권한 이대호 선수가 참석한 가운데 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지난 5월부터 11월말까지 1억2469만원의 기금을 조성해 중고대학생 장학금, 조손가정 여학생 지원금, 언어치료 보조금, 북한 어린이 돕기 등을 지원해 왔다. 이날도 장학금 등을 전달하고, 기금 사용내역을 보고했다.

특히 올해는 부산불교연합회 차원에서 팥죽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제작해 일괄적으로 배포해 통일성을 기했다.

사찰별로 구간 나눠

복지관 경로당 경찰서

시장상인 시민들과

팥죽 나눔 행사 가져

원오사 장학금 전달식 등

나눔행사도 풍성

지난 17일 부산불교연합회 이사회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동지는 불교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매년 지속적으로 동지에 시민들에게 팥죽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일치했다.

시내에 나왔다 팥죽을 받아 든 김미현씨는 “불교신도는 아니지만, 추운 날씨에 절에서 직접 쑨 팥죽을 먹게 되어 깜짝 놀랐다”면서 “전통적으로 내려온 세시풍속의 의미도 새삼 알게 되어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부산불교연합회 회장 수불스님(범어사 주지)은 “동짓날, 팥죽을 드시는 부산시민들이 한해를 잘 마무리 하며 모든 재앙을 소멸하고 새해 소원성취 하시길 바란다”면서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승화될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는 보다 준비를 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불교계의 동지 팥죽 나눔 행사는, 연말연시 성탄절 분위기 일색인 상황에서 불교도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은 물론 전국적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부산=이성수 기자 | soolee@ibulgyo.com
[불교신문 2014년 1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