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만나는 범어사 대웅전의 고운 빛

이수예 개인전 ‘아름다운 빛깔 단청’…24~30일 가나인사아트센터

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의 대웅전(보물 434호)를 고운 빛으로 장엄하고 있는 단청의 아름다움을 서울 한 복판에서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찾아온다.

12월24~30일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수예 여섯 번째 개인전 ‘아름다운 빛깔, 단청’은 300여 년 전 조선 중기 불모들이 조성한 아름다운 연화장 세계를 옮겨온 기획 전시다.

최근 미황사 괘불도 모사도를 공개, 주목받은 젊은 불화가 이수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범어사 대웅전 내부단청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대웅전 내부를 장엄한 연꽃, 국화, 당초 등 각종 문양과 상징, 불화 등을 31개 주제로 분류하고 1년 여의 기초조사와 복원, 모사작업을 거쳐 500여점의 작품으로 새롭게 재해석했다.

범어사 대웅전은 조선중기 목조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내부 목조 부재, 닫집, 벽화, 포벽, 우물천정 등에 표현된 불화와 전통문양들은 불국토의 상징이다. 화려한 단청과 아름다운 빛깔 또한 세월의 불교미술의 보물창고다. 작가는 옛 단청문양을 재현하면서도 독창적 해석과 표현으로 당 시대 불모들이 구현하고자 했던 화엄 연화장 세계의 시대적 접근을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불교미술의 대중화를 위한 뜻 깊은 전시회가 금정총림 범어사 대웅전의 내부단청을 주제로 기획되었다”며 “범어사 단청의 예술적 가치와 아름다움이 서울시민과 불자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작가도 “법당을 예배하는 이들은 대부분 불전에 엎드려 절하지만 정작 부처님 을 장엄하는 주변의 크고 작은 연꽃과 단청의 아름다움을 잘 모른다”며 “내 실력으로 감히 견줄 수 없는 옛 불모들의 아름다운 그림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정총림 범어사가 후원한 이번 전시 개막식은 12월 24일 오후 3시다. 02)736-1020

남수연 기자  |  namsy@beopbo.com
[법보신문 2014년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