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팔관회, 부산을 화합으로 이끌다

10월18일, 국왕출궁 재현
범어사서 팔관재계 관정식
수해 주민에 김장김치나눔

고려시대의 국왕출궁 의식과 팔관재계 수계법석을 그대로 재현한 팔관회가 부산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회장 수불 스님)는 10월18·19일 양일간 2014 부산불교 팔관회<사진>를 봉행했다. 신라 및 고려시대에 성행했던 호국불교 의식을 재현하고 불자들에게는 팔관재계 수지와 실천원력을 발원하는 법석으로, 서병수 부산시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의식재현에 동참해 부산시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다. 또 관정의식 등 고려시대에 봉행된 팔관회의 의식을 확대해 시민과 불자들에게 불교문화의 가치를 알렸다.

팔관회는 이틀 동안 문화한마당과 수계법회로 나누어 진행됐다. 10월18일에는 부산 용두산공원 일대에서 국왕출궁 의식 및 호국 기원법회가 봉행됐다. 부산지역 기관장 및 재가 대표자들이 고려시대 복장을 갖춰 입고 행진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장 수불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재가자들이 팔계를 받아 수행하는 재회에서 출발한 팔관회는 나라를 수호하는 전통문화축제로 발전했다”면서 “지난 700년간 단절된 이 행사를 고증을 거쳐 재현하는 오늘 이 법석이 시민운동으로 승화되어 부산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강화하는 구심점이 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민선 6기 부산시장으로서 팔관회 국왕출국 의식에 참여했으며 1시간 동안 가마를 타고 용두산 공원과 남포동, 광복동 일대를 돌아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팔관회 이틀째인 10월19일 금정총림 범어사에서는 조계종 전계대화상 고산 스님을 비롯한 부산지역 원로 대덕 스님들을 3사 7증사로 받든 가운데 팔관재계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사부대중 3000여명이 참석한 수계식에서 계사 스님들을 비롯한 부산불교연합회 회장단 스님들은 참가자들에게 팔관재계 수계를 증명하는 관정의식을 진행했다.

팔관회를 앞두고 나눔을 실천하는 자비마당도 이어져 의미를 더했다. 10월16일 부산 홍법사에서 마련된 팔관회 김장김치 나눔마당에서는 지난 여름 폭우를 겪은 부산 기장군, 금정구, 북구지역 1320여 세대에 김치를 보시하고 원활한 복구를 염원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법보신문 2014년 10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