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고위급 외교관 범어사 참배

사찰음식 등 전통문화 ‘호평’…외교에 ‘도움’

한국ㆍ동남아국가연합(ASEAN) 차관급 회의에 참석한 외교관들이 범어사를 방문해 불교문화를 체험했다.

부산에서 열린 차관급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각국 관계자 30여명은 지난 6월19일 오전11시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수불스님)를 찾아 대웅전과 일주문을 비롯한 각 전각에 대한 안내를 받은 후 휴휴정사에서 사찰음식으로 점심공양을 했다.

범어사를 찾은 아세안 외교관들은 연수국장 오산스님의 안내에 귀를 기울이고,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 하는 등 한국불교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범어사 대성암(감원 성공스님, 범어사 문화국장)이 차린 점심공양과 범어사 다도회(회장 한복순, 법명 영가행)가 준비한 다과를 들며 감탄을 쏟아내기도 했다.

뿌자 인도네시아 외교부 아세안 총국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범어사의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라면서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리차비승 캄보디아 외교부 차관도 “범어사를 참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행운이고 행복”이라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범어사와, 한국 외교통상부, 부산시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리차비승 차관은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고, 특히 사찰음식과 다양한 차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면서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굉장히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됐다”고 말했다.

휴휴정사에서 점심공양을 시작하기 전에 아세안 외교관들을 맞이한 자리에서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부산과 역사를 함께 해온 유서 깊은 사찰 범어사를 찾아준 것을 환영한다”면서 “한국, 특히 부산에 대한 좋은 인상을 많이 받고 돌아가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수불스님은 “범어사에서 좋은 시간을 갖고 고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부산과 한국을 많이 생각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수불스님은 범어사 일주문 펜화 작품을 외교관들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아세안 외교관들과 범어사를 찾은 백성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는 “한국을 방문해 산업시찰을 하는 등 현대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주었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판단해 천년고찰 범어사를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백성태 대사는 “참석자들이 매우 좋아했고, 대단히 만족스러우며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호평했다.

국가 외교에 있어 전통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고 밝힌 백성태 대사는 “현 정부는 ‘문화융성’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면서 “한국의 첨단 IT와 기술뿐 아니라 전통과 역사가 있는 문화를 소개하는 것은 외교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때 이런 프로그램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한국이 보유한 첨단 산업 기술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아세안 외교관들을 일주문 앞에서 마중한 후 사찰 역사와 각 전각이 지닌 의미를 안내한 범어사 연수국장 오산스님은 “서울에 있는 조계사와 봉은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도량이 범어사”라면서 “사찰과 불교를 알리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대한민국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져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날 금정총림 범어사 방문에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제18차 한국ㆍ동남아국가연합(ASEAN) 차관급 회의(한-아세안 대화)에 참가한 뿌자 인도네시아 외교부 아세안 총국장, 오트만하심 말레이시아 차관, 라차비승 캄보디아 외교부 차관, 부투응웬 베트남 외교부 SOM 대표, 아티윳스리사뭍 태국 외교부 국장을 비롯해 백성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서정인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 배병수 외교부아세안협력과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2006년 APEC 회의 당시 정상 부인들이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22개국 주한 외국 대사들의 방문하는 등 금정총림 범어사는 민간외교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등 부산 경남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시 참가자들이 방문하는 등 한국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범어사=이성수 기자 | soolee@ibulgyo.com
[불교신문 2014년 7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