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 불공(佛供)사상이 불교실천 핵심”

김선근 동국대 명예교수
동국대 정각원서 고희법회
성철사상 대승불교 관통
불공이 사회문제 해결 단초

“성철 스님의 불공(佛供) 사상은 불교실천의 핵심입니다. ‘절은 불공을 하는 곳이 아니라 불공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라 하고, 불공은 남은 돕는 것’이라 강조하셨습니다. 이는 곧 동체대비의 윤리로서 모든 불자들이 지향해야할 불교윤리이기도 합니다.” 동국대 정각원(원장 법타 스님)이 6월14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개최한 특별법회에서 김선근 동국대 명예교수는 “성철 스님이 이 땅의 불교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성철 스님 말씀처럼 불공의 실천은 우리의 행복 문을 활짝 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고희를 맞은 김 교수는 이날 특별법회에서 ‘인도철학에서 본 대승불교-성철 스님 간화선 사상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그는 인도철학의 특징으로 ‘인간이 삶의 진실을 자각해 현실 속에서 삶의 질과 양식의 변화를 가져오게 해 전인적 삶을 살도록 한다’는 등 특징을 설명한 뒤 그 전형적인 인물로 성철 스님을 꼽았다. 김 교수가 자신의 70년 삶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성철 스님을 주제로 잡은 것은 스님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1965년 동국대 인도철학과에 입학한 그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구도부 활동을 하면서 성철 스님을 처음 만났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3000배의 관문을 통과한 뒤 만난 스님은 그에게 성철 스님은 진리 탐구의 길을 걷는 올바른 수행자로서의 전형으로 와 닿았다. ‘모든 자유 가운데 해탈이 제일이고, 모든 사람 가운데 명안자(明眼者)가 제일’임을 자각한 것도 성철 스님으로부터다. 이후 오랜 세월 성철 스님에 관심을 갖고 스님의 저술을 읽으면서 한국불교가 나아가야할 길이 스님의 사상에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최근 ‘현대인의 정신적 위기 극복으로서의 성철의 간화선 사상’(한국교수불자연합학회지 제20권)이란 논문을 쓴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날 특별법회에서 성철 스님의 핵심사상으로 중도와 윤리로서의 불공사상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성철 스님의 불공사상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인간성 상실과 소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상으로 평가했다. “스님께서는 길가에 죽어가는 강아지가 배가 고파 울어댈 때 식은 밥 한 덩이를 그 강아지에게 던져주는 것이 부처님께 만반진수를 차려놓고 수천만 번 절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공이 크다고 하셨습니다. 또 집 안에 계시는 부모님,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 발밑에 기는 벌레, 머리위에 나는 새가 부처님이라며 이 생명을 잘 보호하는 것이 불공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이처럼 서로가 서로를 부처님 모시듯 공경하면 모든 불행은 자취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김 교수는 성철 스님의 불공사상이 불교의 중도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법화경’ ‘화엄경’ ‘금강경’ 등 대승경전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불공을 한다는 것은 대승의 이념을 실천하는 것으로 집착을 놓고 마음의 문을 여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불공을 행함으로써 발아래 복의 꽃밭이 열리고 지혜의 태양이 빛난다”며 “부처님의 은혜로운 위신력이 그의 심신에 넘쳐나며 불국토가 열려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철학회장·한국불교학회장 등을 역임한 김 교수는 108배, 사경, 경전독송을 매일 실천하고 있다. 특히 2003년 말 갑상선암이 발병했을 때에는 바깥출입을 일절 금하고 하루 18시간씩 100일 동안 ‘법화경’을 사경함으로써 병이 낫는 가피를 경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고희기념 특별법회로 모인 보시금은 김 교수 뜻에 따라 동국대 불교센터 건립기금으로 전달됐다.

이재형 기자  |  mitra@beopbo.com
[법보신문 2014년 6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