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최초 도심포교당 불광사, 새롭게 거듭나다

10월 13일 불광법회 창립 40주년 앞두고 초대형 법당 준공

불광법회 회원 등 5000여 대중 참석
발원문 낭독하며 ‘제2의 불광운동’ 서원
10월 19~20일 국제학술포럼 개최예정

불교의 현대화ㆍ대중화ㆍ생활화를 기치로 한국불교의 새바람을 일으켰던 서울 잠실 불광사가 신축법당을 준공하고 제2의 불광운동을 전개한다.

서울 불광사 불광법회는 창립 40년을 앞두고 10월 13일 신축법당 준공법회를 개최했다. 불광사 신축법당은 연건평 9664㎡(3000평)의 지상 5층, 지하 5층으로 현대 건축양식과 전통 불교건축양식이 어우러진 건물이다.

지상 4층까지는 현대 건축양식에 따라 대리석 건물로 꼭대기인 5층에는 전통양식의 대웅전을 올렸다. 또 도심지임을 감안해 지하2~4층을 하나로 터 법당인 ‘보광당’을 구성했다. 지하3층의 발코니 석까지 보광당은 총 20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서울지역 최대 법당이다.

이날 신축법당 준공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대각회 이사장 도업 스님,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 등 스님 300여 명과 前불광법회장 송석구 가천의대 명예총장, 이형 불광법회장 등 대중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 대중은 보광당과 대웅전, 만불전 등 불광사 신축법당을 가득 메웠다.

준공법회는 불광사 다도반 청향회의 육법공양을 시작으로 타종과 개회선언, 마하반야의 노래 합창, 헌화 및 헌다, 각계 축사 및 발원문 낭독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지홍 스님은 “1970년대 이후 한국 불교 대중화를 이끌었던 불광사의 중창 불사는 단지 건물만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21세기에 걸맞은 제2의 불광 운동을 시작한다는 의미”라며 “광덕 스님의 도심포교 개척정신을 이어 받아 지역사회에 자비의 손길을 내밀어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하는 중추가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1982년 이곳에 자리한 불광사는 호법도량이자 선지식들이 모여 법석을 벌였던 곳”이라며 “그 역사를 불광대중이 이어 받아 삶에 지치고 힘든 모든 이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을 해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자심행 불광법회 부회장은불광사 대중을 대표해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해소돼 온누리에 정불국토가 이뤄지길 기원한다”며 “구국 구세의 서원으로 끝없이 정진해 나가자”고 발원문을 낭독했다.

한편, 불광사는 법당 신축을 계기로 교육문화센터를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사회문제 등을 주제로 한 불광아카데미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불광사 불광연구원은 10월 19~20일 신축법당 보광당에서 ‘현대사회의 위기와 종교공동체의 역할’을 주제로 국제학술포럼을 개최한다. 국제학술포럼에는 틱낫한 스님이 프랑스에 세운 수행공동체 플럼빌리지, 위빠사나 수행으로 유명한 미얀마 마하시 명상센터, 프랑스 가톨릭 공동체 테제 공동체, 생태적 기업활동과 나눔의 경제공동체를 추구하는 태국 아쇼케 커뮤니티, 대만 불광산사 등 세계 각국의 종교공동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각 종교공동체의 특징과 발전방향 등을 논의한다.

도심포교의 선구자 광덕 스님과 불광사

한국 불교 도심 포교의 개척자로 꼽히는 광덕 스님(1927∼1999)은 1974년 서울 종로 대각사에서 ‘불교의 현대화, 대중화, 생활화’를 모토로 불광회(佛光會)를 창립했다. 도심 정기법회와 함께 불교 교양지 월간 ‘불광’ 창간, 대학생불교연합회 조직, 경전 한글 번역, 찬불가 제작, 사회봉사활동 등 ‘불광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며 산중에만 머물던 한국 불교의 영역을 넓혔다. 불광회가 1982년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세운 불광사는 도심 포교당과 도심 법회의 새로운 모델이 됐다. 불광회의 성공은 이후 능인선원, 구룡사, 한마음선원 등 서울과 전국 주요 도시에 도심 포교당이 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

불광회에는 현재 10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회원들은 법등(法燈)이라 불리는 지역조직 240여개를 구성해 법회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간 초기부터 탄허 스님, 이어령 교수 등 당대의 저명인사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월간 ‘불광’은 불교계를 대표하는 인문 교양잡지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노덕현 기자 | noduc@hyunbul.com
[현대불교 2013년 10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