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상생 위해선 불교의 자비희사 실천해야”

조계종, 한반도평화대회 8월 28일 프레스센터서 국제 포럼

한반도,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를 기원하는 ‘한반도평화대회 국제포럼’이 조계종 주최로 8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불교의 평화사상을 통해 동아시아 평화체제를 가늠해 보고자 마련된 이번 포럼은 ‘동아시아에서 한국 전쟁: 정전체제에서 지역 평화체제로’란 주제로 열렸으며 국내외 대학 석학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원산 스님(통도사 주지)은 축사를 통해 “한민족의 고통을 치유하고 역사의 멍에를 벗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며 “이번 포럼에서 평화의 역사를 새로이 펼칠 수 있도록 좋은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의 불을 네팔에서 채화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혜자 스님(도선사 주지)은 “제가 원력으로 평화의 길을 열고 있다면 학자 여러분들은 학문과 지성으로 그 길을 펼쳐 주셔야 한다”며 “세미나를 통해 평화를 향한 마음의 등불이 환하게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송묵 스님(조계종 포교원 부장)도 “남북이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안에서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민족이 생존하는 길”이라며 “불자들이 함께한다면 부처님의 지혜광명도 한반도에 가득해 평화정착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수불 스님(한국전쟁 정전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 상임운영위원장·범어사 주지)은 “불교는 전쟁의 근원적 원인을 인간의 욕망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전쟁은 전쟁으로써 통일을 완수하겠다는 무지와 탐욕의 산물”이라며 “평화지향성이 강한 불교가 평화를 위한 관계 맺기의 실천윤리로써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비희사에 있다”며 “증오는 자(慈)로써, 남을 해치는 욕구는 비(悲)로써 제거하고 더불어 기뻐(喜)하고 탐심을 버림(捨)으로써 남북화해와 상생의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은 1부 불교 평화론과 동아시아 평화체제와 2부 한국전쟁의 성찰과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불교의 평화론과 동아시아 평화체제’(석길암) ‘불교의 평화론과 한반도 평화의 길(박병기), 화쟁의 동아시아 평화 체제, 그 장애와 대안’(이도흠)이, 2부에서는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황: 핵그늘에 가려진 휴전’(부르스 커밍스), ‘한국전쟁의 본질과 정전과정’(와다 하루키)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에 관한 두 개의 시각’(왕후이), ‘한국전쟁 정전 그후, 60년’(추리시), ‘한국전쟁의 성찰과 동아시아 평화체제의 수립: 비판과 대안’(박명림), ‘동아시아 30년 전쟁과 한국전쟁’(조희연) 등의 발표가 있었다.

이어 세미나 참여자들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자는 ‘동아시아 지식인 공동성명서를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동아시아평화공동체로 가기 위한 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주변국들의 협조 △핵없는 동아시아 △평화체제를 위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국제적 노력 등을 제안했다.

배현진 기자 | linus@hyunbul.com
[불교신문 2013년 8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