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통도사 北 보현사…화합의 야단법석 발원”

한국전쟁 정전60주년 한반도평화기원 백일기도 입재현장

영축총림 통도사, 영남권 사찰 스님ㆍ불자 1000여명 참석

“부처님! 우리의 통일에 대한 지극한 염원이 한목소리가 되어 영축산을 타고올라 백두산에 이르도록 힘을 주시고 보살펴 주옵소서. 그리하여 이 민족 모두에 응어리진 전쟁의 아픈 상처위에 새살이 돋아나게 해주옵소서….” 한국전쟁 발발 63주년, 지난 25일 영축총림 통도사 설법전에서 김은심 불자의 가슴절절한 통일발원문이 울려퍼졌다.

통도사 선다회장인 김 씨는 ‘한국전쟁 정전60주년 한반도 평화기원 백일기도 입재식’에서 통일발원문을 통해 “오늘 기도가 ‘살생하지 말라’는 계율을 첫 번째로 내세우는 자비와 평화의 불교가 평화적인 남북통일의 실천방안이 되고자 한다”며 “평화통일발원 백일기도가 간단없이 이어지고 이 민족 모두의 화두가 되어 속히 통일발원이 성취되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부대중 1000여명이 참석한 이 날 백일기도 입재식은 한국전쟁 정전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열렸다. 영축총림 통도사를 비롯한 해인사 범어사 등 영남권 사찰들을 주축으로 오는 9월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반도평화기원대법회를 100여일 앞두고 평화를 서원하는 백일기도에 들어가는 첫날이다.

영축총림 방장 원명스님의 헌다와 통도사 부주지 재현스님의 봉행사에 이어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스님은 기조연설을 했다. 지원스님은 “한반도평화대회는 이 땅에 전쟁의 공포를 불식, 평화정착으로 매듭짓고 희생장병을 추모하고 전세계 빈곤아동을 돕는 뜻깊은 움직임”이라고 강조하고, “오늘 입재하는 백일기도를 통해 계정혜 삼학을 닦고 자유를 실현하는 내면의 힘을 키워 마음의 평화를 이루자”고 말했다.

이어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대회사에서 “유례없는 비극의 전쟁을 경험하고 아직도 DMZ를 경계로 서로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나라에서,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법을 펴고 있는 우리 불제자들은 불교의 자비사상과 그 평화적 역할에 대해 깊이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 백일기도를 계기로 불교계가 앞장서서 지구촌의 안녕과 생명계의 공생공영을 기약하는 평화운동을 널리 펼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해인총림 해인사 주지 선해스님도 백일기도의 원만성취를 기원했다. 선해스님은 기원사를 통해 “남북간 전쟁의 총성은 멎었지만 60년이나 총부리를 겨누면서 갈수록 깊은 앙금을 쌓고 있는데다, 최근 남북대화 역시 형식과 의전에 막혀 제자리로 돌아가고 말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불자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남한의 통도사, 북한의 보현사에서 함께 화합의 야단법석을 여는 날이 꼭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날 최낙영 경남도청 문화관광체육국장도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대신해 참석, 기원문을 낭독했다.

입재식 마지막은 통도사 우담바라합창단이 부르는 ‘비목’과 ‘내나라 내겨레’ 등의 추모곡으로 장식됐다.

통도사=하정은 기자 |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013년 6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