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 슬픔 내려놓고 고요한 평화 누리시라"

제14회 호국영령 천도대법회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들의 넋을 위로하고 애국심을 기리는 법회가 마련됐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와 한반도 평화대회 운영위원회 등은 제14회 호국영령 천도대법회를 지난 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중앙광장에서 사부대중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했다.

군복무 중 사망한 모든 영령들을 추모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 열린 이날 법회엔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스님, 군종교구장 자광스님,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 한반도 평화대회 운영위원회 상임위원장 수불스님(부산 범어사 주지),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성문스님(대구 동화사 주지), 백승주 국방부차관 등 불교계 및 군 주요 인사가 대거 자리를 함께 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 및 유가족, UN 참전국 대사와 장성들도 찾아와 각국 주한대사들도 동참해 영령들을 추도했다.

특히 올해 호국영령 천도법회는 종단이 주최하는 한반도평화대회의 일환으로 봉행돼 눈길을 끌었다. 종단의 주요 스님들과 군 인사들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동시에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인 금년을 남북화해의 원년으로 삼아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세우자고 강조했다.

포교원장 지원스님은 영가법문에서 “오늘의 이 번영된 조국은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켜준 전몰장병과 호국영령들의 덕분임을 잊지 않고 있다”며 “이제 애착과 번뇌, 원한과 슬픔을 모두 놓아버리시고 고요한 평화를 누리시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부산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 역시 추모사에서 “오늘의 법회를 인연으로 불법의 평화적 역할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안정과 남북통일의 길이 열리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계종 어장 동주스님의 집전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식이 장엄하게 진행됐다. 또한 천도법회 참가자 전원은 불단에 향과 차, 꽃을 올리며 숭고한 희생정신을 마음 깊이 되새겼다. 조계종은 지난 2000년부터 군종교구의 주관으로 국군불교총신도회 등과 함께 호국영령 천도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장영섭 기자 | fuel@ibulgyo.com
[불교신문 2013년 6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