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전국 사찰마다 평화기원 등물결”

넉 달 앞으로 다가온 한국전쟁정전60주년 한반도평화대법회


조계종.부산불교 중심 평화열기 고조…이웃종교 뒤늦게 합류

수불스님, 100여국 대사에 서신 “지구촌 평화루트 추진” 제안

6월25일부터 100일기도 입재

유엔기념공원 참배…음악회도

전쟁의 총성이 멎은 지 60년이 됐지만,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남북긴장과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종전(終戰)을 발원하며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한국전쟁정전60주년한반도평화대회 운영위원회(봉행위원장 총무원장 자승스님, 상임위원장 수불스님)는 오는 9월2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거행되는 ‘자비구현 인류화합 한반도평화대법회’를 앞두고 평화메시지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 한반도평화기원 특별세미나를 시작으로 최근 틱낫한스님의 ‘평화법문’까지 한반도평화열기가 서서히 조성되는 가운데, 앞으로 넉달간 전세계에 평화와 화합의 뜻을 전하는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8일 진관사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국 주한대사 초청리셉션엔 30여국 대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예상인원보다 참가자들이 크게 늘어서 자리배치와 만찬 등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였다.

이는 리셉션에 앞서 4월말 수불스님 명의의 서신과 영문홍보책자를 받아본 각국 대사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불스님은 서신에서 불교계가 주도하는 한반도평화대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를 위한 세계 각국 정상의 노력을 당부했다. 특히 서신은 “한반도평화는 한반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지형도(International Political Topo graphies)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반도에 부산-서울-평양-신의주를 연결하고 중국을 통과해서 중동과 유럽으로 연결하는 지구촌 평화루트 ‘철의 실크로드’를 범지구적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반도평화대회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오는 6월8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6.25 전사자 위령법회’를 봉행한다. 조계종 군종교구와 손잡고 호국영령과 순국선열, 건국 후 순직 장병을 전통불교의식인 천도재를 통해 추모하는, 전 군 차원의 공식 불교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오는 6월25일부터 영축총림 통도사를 중심으로 한반도평화를 기원하는 100일기도 입재에 들어간다. 7월에는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ㆍ청소년들을 대상으로 ‘DMZ평화걷기대회’를 연다. 한반도평화대회 본행사가 열리는 9월 한달여간 전국 25교구본사와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은 지방 곳곳에는 평화의 등불이 밝혀진다. 본행사가 열리는 9월27일에는 한반도평화대법회에 앞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하는 시간도 갖는다. 유엔총회가 국제연합기념묘지로 지명한 전세계 유일한 유엔기념공원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사망한 유엔군 전몰장병이 안치된 곳으로 현재 한국군과 11개 참전국에서 총 2300여구의 유해가 잠들어 있다.

유엔기념공원 참배와 함께 한반도평화대법회를 전후해서는 한반도평화를 기원하는 ‘KBS열린음악회’도 열릴 예정이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몸서리치게 참혹한 전쟁을 경험한 국민으로서 지구촌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힘써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며 “한국전쟁 전사자 위패를 최초로 봉안했고, 1952년 정부 주관으로 대통령과 외교사절의 참석하에 전국군경합동위령제를 봉행한 범어사에서 전쟁없는 세상을 염원하며 한반도평화대를 봉행하는데 앞장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불스님은 또 “자유와 정의,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의 마음이 강물처럼 모여야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한반도평화대회를 인연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해소와 국민화합을 촉진하는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하며 전세계가 아름다운 한송이 꽃으로 피어날 수 있길 축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산불교계가 한반도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다각도의 움직임을 보이자, 이웃종교계도 뒤늦게 평화운동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추세다.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NCC)는 지난 4월 부산역광장에서 ‘한반도평화 부산운동본부’ 결성식을 가졌는가하면, 원불교 부산.울산교구는 오는 25일 한반도평화 기원 위령재를 지낸다고 한다.

하정은 기자 |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013년 5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