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동체대비의 감로등불 밝히자”

“佛都의 힘”…부산연등축제 봉축연합법회 현장

“본래지(本來知) 자성불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입니다. 일체중생 모두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자성불과 언제나 같이 다함께 해야 합니다. 자명등 유아독존 위신력을 참구하고 참구하는 정진에서 독거유희락자가 됩니다. 일체중생 모두 독거유희락을 성취하는 그날까지 발원을 쉬지 말고 합시다.”

부산연등축제의 하이라이트 봉축연합법회가 열린 오늘(5월11일) 오후 6시 부산 구덕운동장. 불도(佛都) 부산시민 5만명이 운집했다. 조계종원로의원이자 부산 영주암 조실 정관스님은 봉축법어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의 참뜻을 설했다.

정관스님은 “우리나라도 이제는 사고의 선진, 생각의 선진, 지혜의 선진국이 되어야 할 때”라며 “대통령만 대통령이 아니다.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자기 직분에 대한 긍지가 당당한 사람이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스님은 “자기직분에 대한 긍지가 자명등이고 자명등으로 가는 것이 부처님오신날의 참뜻이고 큰 보답”이라고 강조했다.

이 날 봉축대법회는 식전행사로 부산영산재보존회가 영산재를 선보였고, 부산지방경찰청 참수리공연단이 대북공연을 펼쳤다. 불교TV염불공양모임의 육법공양도 이어졌다. 진각종 부산교구청장 효원정사가 봉축연합대법회의 개회를 선언했고, 부산불교연합회장 수불스님(범어사 주지)이 대회사를 선포했다.

수불스님은 “오늘 우리가 밝히는 정성어린 이 등불이 마음의 어둠을 밝혀 자비와 평화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고 부산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운융성과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며 “특히 올해 한국전쟁 정전60주년을 맞아 오늘의 연등축제의 인연으로 온누리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광사 주지 무원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에 화합과 평화를 이루어 내고 정치ㆍ사회의 안정과 경제발전의 공평한 혜택을 바탕으로 전통과 정신문화를 활짝 꽃피워서 국민의 마음을 행복을 인도하자”라며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거리마다 동체대비의 감로등불을 밝히자”고 말했다.

이윤희 부산불교연합신도회장도 봉행사에서 “이 곳 구덕운동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불자들의 가슴가슴마다 아름다운 연꽃을 피워 이 강산 이 강토가 맑고 향기로운 불국토가 되길 서원한다”고 밝혔다. 이 땅에 부처님오신 뜻을 찬탄하면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김석조 부산시의회의장, 임혜경 부산시교육감도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봉축연합대법회가 회향하자, 오후7시반부터 부산의 밤거리를 울긋불긋 수놓는 제등행진이 펼쳐졌다. 구덕운동장에서 출발, 옛 법원과 미문화원을 거쳐 대청로와 광복로 등지에서 대대적인 제등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부산불교를 이끄는 중진 스님들과 해군작전사령부 군악대가 선두에 나섰고, 이어 부산파라미타, 국군부산병원 묘광사, 조계종포교사단 등 5개 그룹으로 편성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특히 1그룹을 지킨 부산전법도량은 불자들의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서 행렬을 주도했다. 길가던 시민들도 흥겨움에 합류했고, 빌딩과 건물마다 사람들이 얼굴을 내밀면서 휴대전화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저녁 8시반. 대청로 야외특설무대에선 대동회향한마당이 거행됐다. 전자바이올린 연주자 유진박의 특별공연과 국악인 이나영의 경기민요한마당, 놀이패 ‘온터’의 대평 모듬북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레이저와 불꽃, 특수조명이 어우러진 멀티미디어쇼는 젊은이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부산연등축제는 지난 7일부터 내일(12일)까지 용두산연등문화제를 통해 일반시민들과 친숙하게 호흡하는 다채로운 문화이벤트를 마련했다. 어린이연꽃문화제와 부산연등축제기념 제6회 비보이댄스대회, 전래놀이한마당, 장승만들기, 탁본체험 등이다. 특히 12일에는 비빔밥 3000인분을 마련, 무차만발공양도 실시한다.

올해 부산연등축제 행사연구기획단은 기획위원장에 심산스님(홍법사 주지), 기획부위원장에 하림스님(미타선원 주지), 목종스님(대광명사 주지), 정관스님(원오사 주지), 마나스님(백운사 주지), 동암스님(금용사 주지), 능후스님(공덕원 주지), 법상정사(총지종 정각사 총무정사) 등이 참여했다.

부산=하정은 기자 |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013년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