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스님, “한반도 평화 위해 자애 명상”

5월 10일, 범어사서 정전 60주년 평화 법문
2만여명 운집…‘불교지도자 평화 안거’ 제안

“북한과 대한민국은 마치 오래된 커플처럼 서로 얘기하는 방법을 잊어버렸습니다. 우리가 먼서 내면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자애로운 마음을 가질 때 남북의 화해와 평화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명상수행공동체 프랑스 프럼빌리지를 이끌고 있는 틱낫한 스님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자애로움을 키우는 수행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틱낫한 스님은 5월 10일 부산 범어사 대웅전 앞 특별법석에서 봉행된 한국전쟁 정전60주년 한반도 평화대회 초청법회에서 ‘힐링, 상생, 행복’을 주제로 법문했다. 이날 틱낫한 스님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고 적대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스스로 불안과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북한의 반응에 같은 행동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관세음보살의 마음으로 우리 안에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스님은 스님과 재가불자 리더들이 평화를 기원하는 한 달간의 공동 안거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은 수행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불교 지도자들이 북한과의 평화를 위한 자애로운 마음을 일으키는 수행을 한 달 동안 지속한다면 통찰력이 생기게 되고 실질적인 변화도 가능할 것”이라며 “9월 27일 부산에서 열릴 한반도 평화대회에서 한 달 동안의 안거 수행 결과를 바탕으로 평화를 위한 불교적인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스님은 “부처님과 관세음보살을 믿는 마음보다 중요한 것은 부처님처럼, 관세음보살님처럼 자애로운 마음을 갖고 나와 상대방에 대한 고통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날 법석에서도 프럼빌리지 법사단과 함께 관세음보살 찬가를 30여 분 동안 염송하며 자애로움에 대한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법회에 앞서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세계적인 명상지도자 틱낫한 스님은 자비를 실천하는 참여불교의 주창자이며 베트남 전쟁 당시에도 전쟁을 반대하고 난민들을 도왔던 분”이라며 “스님을 통해 이시대 한반도의 평화를 함께 모색하고 진정한 행복을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법석에는 범어사 강백 무비, 주지 수불, 율학승가대학원장 수진 스님 등 부산지역 대덕 스님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틱낫한 스님의 법문 통역은 혜민 스님이 맡았다. 또 이윤희 부산불교연합신도회장, 공병수 부산불교신도회장, 설동근 동명대학교 총장도 나란히 자리해 법문을 경청했다. 범어사에는 이른 시각부터 불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법회 중에는 사부대중 2만여 명이 운집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불교신문 1195호 2013년 5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