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상흔 치유로 동북아 평화 발원

조계종, 8일 주한외국대사 초청만찬
9월27일 한반도평화대회 동참 약속

조계종이 한국전쟁 정전60년을 맞아 전쟁에 참전했던 국가들을 초청해 전쟁의 상흔을 함께 치유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5월8일 서울 진관사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정착을 기원하는 ‘주한 외국대사 초청 만찬’을 개최했다. 이번 만찬은 참전국가의 모든 전사자에게 조의를 표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자 마련됐다.

한국전쟁 정전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 운영위원회(상임운영위원장 수불 스님)가 주관한 만찬에는 한국전쟁 참전국 등 총 29개국 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했다. 앤드류 노먼 스캇 영국 대사를 비롯해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우크라이나, 폴란드, 불가리아, 아일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파키스탄, 인도, 싱가포르,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주한대사가 참석했다. 대사가 참석하지 못한 아르헨티나, 필리핀, 뉴질랜드, 스웨덴, 호주, 핀란드, 미국, 카자흐스탄, 태국, 일본, 터키 등 국가는 차석대사나 정무 1서기관, 문화원장과 부원장이 참석했다.

평화대회 상임운영위원장 수불 스님은 입구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진관사 코끼리유치원생들 손을 잡고 경내로 들어서는 주한 대사들을 반갑게 맞았다. 평화대회 봉행위원장 자승 스님은 차담이 마련된 장소에서 주한 대사들과 함께 차와 다과를 즐기며 담소를 나눴다. 환영행사는 전사자들과 유족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평화대회 상임운영위원장 수불 스님은 한국전쟁 정전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의 목적과 의미를 설명했다. 스님은 “평화대회는 ‘자비희사 사무량심’이란 불교의 가르침을 구현하고자 열고 있다”며 “과학과 문명이 가장 발달한 21세기의 인류가 전쟁을 스스로 억제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일궈온 아름다운 가치와 문화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60여년 전 한국전쟁 당시 적이 되어 싸웠던 북한군, 중국군 전사자들 목숨도 그들에게는 단 하나 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이라며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가족을 위무하는 의미도 평화대회에 담겼다”고 덧붙였다.

주한 대사들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도 만찬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담소를 나눴다. 안홍준 외통위원장을 비롯한 정갑윤 국회정각회장, 강창일·정문헌 국회정각회 부회장, 정갑윤 국회정각회장,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조태열 외교부 2차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병두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종무관. 김우영 은평구청장, 김미경·이진화 서울시의원, 김종선 은평구의회의장, 김창룡 은평경찰서장이 만찬에 참석했다.

평화대회 봉행위원장 자승 스님은 ‘세계일화’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설했다. 인류는 한 가족이니 다투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때문에 스님은 한국전쟁 참전국가와 군인들에 대해 ‘위로와 경의’, ‘미래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행복한 지구촌 건설을 바랐다.

자승 스님은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모든 국가와 국민에게 감사 드리며 전쟁에서 사망한 북한군과 중국군 그리고 가족에게도 위로를 드린다”며 말했다. 이어 “한반도는 긴장이 지속되고 있고, 고령에 접어든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가족을 그리며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살아가고 있다”며 “여러 국가의 노력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진 중앙대 채향순 무용단의 ‘천년의 북소리’, 무용 ‘나비’ 공연, 코끼리유치원생과 졸업생들의 음성공양은 주한대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진관사가 신축한 템플스테이 건물 ‘함월당’에선 본격적인 만찬이 계속됐다. 자승 스님은 주한 대사들에게 진관사에서 제작한 숟가락 세트와 연꽃향로, 명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의정)이 마련한 다기세트를 선물했다. 주한 대사들은 오는 9월27일 부산UN기념공원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자비구현 인류화합 한반도평화대법회’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법보신문 1195호 2013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