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는 자비심의 세계화 불사”

양산체육관 사부대중 3000여명…통도사 남북통일기원법회

“옴 삼다라 가닥 사바하…옴 삼다라 가닥 사바하…”
오늘(4월30일) 오전 10시 양산종합실내체육관에 운집한 사부대중 3000여명. 전쟁의 상흔으로 한맺힌 원혼들의 한을 달래주는 혜원결진언이 60번 울려퍼졌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원산스님)가 주관한 ‘한반도 평화대회 및 남북통일 기원대법회’가 시작됐다. 조계종총무원 주최로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 운영위원회(상임운영위원장 수불스님)가 올한해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정전60주년 기념행사 일환으로 이 날 법회는 통도사가 주관하여 통도사 본말사 사부대중이 주축이 돼 봉행됐다.

“오늘 한반도평화대회를 개최해서 북한에는 군사적 도발을 중지하고 개혁과 개방의 길로, 그리고 소통의 장으로 나오라 주문하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경제와 문화적 우위에 있는 우리 정부는 경직된 자세에서 벗어나 다양한 대북정책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조국을 앞당기는 지혜를 짜내고 그 실천을 주문하고자 합니다.”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원산스님은 “양산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의 원효스님과 깊은 인연이 있는 지역”아라며 “원효스님의 기신론을 인용한다면, 남북북단의 상황과 대립국면은 생멸의 고통이고 평화통일과 한민족의 온전한 통합은 진여의 문에 대입하여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국면에서 원산스님은 “(남북관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신에 의한 소통의 거부인데, 이는 공통의 접점을 찾지 못하게 하며, 갈등만을 지속하게 한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불신과 소통을 지속할 수만은 없으며 마치 수행자가 고통과 역경을 뛰어넘듯이 통일 또한 고통을 인내하며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 통일기원대법회에는 포교원장 지원스님이 참석, 봉행사를 낭독했다. 지원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불지종가 통도사에서 오늘과 같은 평화통일기원법회를 봉행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이는 우리민족 현대사의 불행이자 당면한 사회적 문제인 한국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한간의 새로운 협력조성과 한반도 평화구축에 기여하는 일대사 인연”이라고 말했다.

지원스님은 또 “이제 우리 불교가 앞장서 비극적인 한반도 역사를 청산하고 전쟁터에서 희생된 모든 이들의 천도와 살아남은 자들의 해원상생을 기원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전쟁의 위험이 격화될 때에도 의연히 평화정착의 결의를 다져 마침내는 통일염원이 확산되고, 인류화합과 지구촌 평화가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대회취지사를 설했다. 수불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은 ‘위로와 경의’, ‘화해와 상생’ 그리고 ‘미래와 희망’을 주제로 지난 3월부터 오는 9월까지 서울과 부산, 그 외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중에 있다”며 “한반도평화대회는 우리와 남북한 국민 그리고 동북아의 모든 국가와 국민은 물론 세계에 자비심을 불어넣고 공고히 하는 자비심의 세계화 불사이며 사람과 생명중심의 화해와 회통의 철학을 세계에 퍼지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재가불자와 정계인사들의 기원문 낭독도 이어졌다. 고영립 통도사신도회장은 “전쟁의 포성이 멈춘지는 60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가슴에 남은 상흔은 아물지 않았다”며 “이 평화기원대법회가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근간으로 용서와 화해의 세상이 되는 디딤돌이 되길 기도하자”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윤한홍 행정부지사가 대독한 기원문에서 “올해 들어서 점점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의 핵위협은 한반도의 긴장고조를 더욱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지금까지 불가에서는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자비심과 호국정신으로 우리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었듯이 지금의 안보 위기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나동연 양산시장도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경색된 남북관계의 회복,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염원하는 것이 온 국민의 마음”이라며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앞당길 수 있기를 축원하며 나아가 이 세계에 전쟁과 폭력이 사라지고 국가와 민족, 인종과 사상을 초월하여 자유와 평화로 충만하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정갑윤 국회 정각회장은 “이번 행사가 부처님의 자비가 우리 사회에 더욱 널리 퍼져 전쟁의 절장이 통일의 희망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고, 김정훈 국회의원도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승진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양산지회장은 통일발원문을 통해 이 땅에 평화기 깃들기를 발원했다.

이 날 법회는 호국선열과 평화를 위한 기도로 시작됐다. ‘여기 모인 사부대중의 간절한 기도에 감응하시어 남과 북이 통일되고 온 세계에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두루하여 모든 이들의 마음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여지기를 원하오니 가피하여 주소서.’ 본격적인 법회에서는 평화영상과 대북취타, 경과보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내빈들의 헌화에 이어 양산시립합창단과 통도합창단의 평화의 노래가 펼쳐졌다.

이외에도 이 날 법회 참가내빈은 홍순경 경남도의회의원, 이윤희 범어사 신도회장, 김복광 울산불교신도회장, 고영진 경상남도교육감, 김주수 양산경찰서장, 설동근 동명대 총장, 정연주 양산문화원장, 유병규 53사단 양산대대장, 이순삼 홍준표 도지사 부인, 서진부 양산시의회 부의장 등이다.

양산=하정은 기자 |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013년 4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