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마음공부 진면목 발휘되길”

전국선원수좌회 범어사서 담선법회

선원수좌 스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선(禪)에 대한 이치를 논하고 수행도 함께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국선원수좌회(공동대표 무여.지환스님)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간 제14교구본사 범어사에서 담선법회(談禪法會)를 열었다. 선방 스님들이 해제기간에 선어록 강좌를 통해 공부를 점검하고, 정견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 처음 문을 연 담선법회는 올해 2회째를 맞아 <임제록>을 강의했다.

80여명 수좌들이 참석한 담선법회는 전 교육원장 무비스님이 교수사로 나섰다. <임제록>을 통해 수좌들은 지난 3개월간 동안거에서 참구한 화두를 다시 실참하고 탁마했다. 특히 이번 법회는 참선에만 매몰될 수 있는 수좌들에게 선어록을 배움으로써 선교겸수(禪敎兼修)를 통한 지혜와 자비를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의미가 크다. 더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최되면서 고려시대 성행했던 담선법회의 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받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올해로 탄신 100주년을 맞은 탄허스님의 법맥을 이어받은 제자이자 당대를 대표하는 대강백 무비스님과 함께 임제록을 공부하게 돼 큰 행복이라 생각한다”며 “담선법회를 계기로 한국불교의 공식 수행법인 간화선이 전 세계적인 힐링 붐의 요구에 부응하는 명실상부한 마음공부로 진면목을 과시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담선법회 첫날 지난 2일 입재식에는 선원수좌회 공동대표 무여, 지환스님을 비롯해 범어사 유나 인각스님, 해인사 유나 원각스님 등 각 선원을 대표하는 스님들이 대거 참석해 법회에 동참한 수좌들을 격려하고 치하했다. 무여스님은 “큰 뜻을 가지고 입산한 수좌들이 임제선사의 진솔한 선의 기법을 대강백 무비스님으로부터 시원스럽게 잘 들어 참되고 무섭게 정진하는 기를 갖추고 공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환스님은 “이번 법회가 형식적이 아닌 수좌 스님들의 발심법회가 돼주길 기대한다”며 장소를 제공한 범어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병문 부산지사장 | ch4717@ibulgyo.com
[불교신문 2894호 2013년 3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