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 교구본사 손잡고 ‘부산 세계평화대회’ 연다

영남권 9개 교구본사 주지 첫 회의 공동주관 ‘합의’

올해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거행될 ‘한반도와 세계평화 기원대회’(가칭, 이하 세계평화대회)가 조계종총무원을 중심으로 부산 범어사 등 영남권 9개 교구본사가 손을 맞잡고 조직위를 구성키로 하는 등 대회준비가 본격화됐다.

세계평화대회는 1953년 한국전쟁의 정전(停戰)을 종전(終戰)으로 만들어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자는 주제로 21개국 16만명에 달하는 유엔 참전용사들의 위령재 등을 봉행하고 전세계를 향해 평화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행사로 전개될 전망이다.

불교세가 막강한 부산에서 오는 9월께 열리게 될 이번 세계평화대회는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스님과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 등으로 꾸려진 조계종 유엔평화사절단이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행사 취지를 전했었다. 당시 반 총장은 “흔쾌히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후 범어사와 포교원에서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행사 기본계획을 논의해왔고, 이같은 내용을 최근 진제 종정예하와 총무원장 자승스님에게 행사기획안을 보고하기도 했다.

오늘(1월16일) 오전 11시 부산 범어사에서는 영남권 9개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평화대회의 진행경과를 공유하고, 조직위원회 구성과 예산안 편성에 관해 논의했다. 세계평화대회 관련 영남권 본사 주지 스님들의 첫 회동이다.

이 자리에는 제8교구본사 직지사 주지 흥선스님, 제9교구본사 동화사 주지 성문스님, 제11교구본사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 제12교구본사 해인사 주지 선해스님, 제13교구본사 쌍계사 주지 성조스님, 제14교구본사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 제15교구본사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 등 7개 본사 주지 스님들이 참석했고, 제10교구본사 은해사와 제16교구본사 고운사 등 2개 사찰은 주지 스님이 불참하고 대리인이 자리를 채웠다. 포교원 포교부장 송묵스님과 해인사 총무 심우스님, 범어사 총무 선재스님, 범어사 사회국장 법성스님, 전국비구니회 부회장 도문스님 등도 참석했다.

회의는 범어사측에서 마련한 세계평화대회 관련 그동안 진행경과에 관한 자료를 공유하고 포교원측의 행사 취지 설명으로 시작됐다. 이어 본사별 주지 스님들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1차 회의는 마무리됐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불교계가 화합된 모습으로 세계평화를 선언하고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명분을 갖고 정전 60주년을 기념하는 평화대회를 대대적으로 열어보고자 한다”면서 “올해는 한국불교의 중심축인 영남불교계가 이를 위해 발벗고 나설 때”라고 말했다.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은 “영남불교권에 국한시키지 말고 전국민이 동참하는 평화운동 통일운동으로 확장시키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행사 규모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해인사 주지 선해스님과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은 “범어사와 통도사가 큰 축이 된다면 우리 해인사를 비롯한 영남권 사찰들도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화사 주지 성문스님은 “영남권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의 힘을 합치고 열정을 갖고 올해 세계평화대회가 원만하게 봉행되도록 실무기획단을 만들어 잘 치러보자”면서 “조만간 마곡사에서 열리는 전국 교구본사주지회의(의장 성문스님)에서도 포교원을 통해 세계평화대회에 대한 내용과 취지 등을 브리핑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무를 맡고 있는 범어사 총무 선재스님은 “오늘 회의에서 영남권 9개 본사는 평화대회를 공동주관하기로 합의했지만, 향후 교구본사 전체로 확장될 여지도 있을 것 같다”면서 “이달 중으로 종단과 협의해서 세계평화대회의 최종기획안을 확정짓고, 예산안과 조직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틀을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범어사=하정은 기자
[불교신문 2013년 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