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전 60주년 행사 흔쾌히 참여하고 싶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조계종 평화사절단과 면담서 밝혀

내년에 맞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준비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조계종 UN평화사절단이 유엔본부를 방문, 반기문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세계빈곤 아동돕기 기금 10만불(1억여원)을 전했다.

조계종 UN평화사절단(총재 지원스님, 포교원장)은 11월2일 오전11시 UN본부를 전격 방문했다. 허리케인 영향으로 뉴욕시가 폭풍피해를 입어 뉴욕시가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조계종 UN평화사절단 총재인 지원스님과 평화사절단장 수불스님, 부산 홍법사주지 심산스님, 포교사단 임희웅단장, 천양자 안국선원 신도회장이 UN본부 접객실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을 직접 면담했다.

이날 포교원장 지원스님은 “대한민국은 전쟁의 참화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2011년 G20국 의장국으로 성정했으며 세계 빈곤국을 지원할만한 경제력을 이룩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UN평화사절단 수불스님도 세계평화와 국제구호 지원사업에 반기문 사무총장의 노고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에 반 총장은 “세계에 8억 인구가 하루에 한끼 밖에 먹지 못하며 굶주리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불교계에서도 여기에 대한 관심을 보여 달라”는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계종 UN평화사절단은 UN에 세계 빈곤 아동돕기 성금 1차분으로 10만불(1억여원 상당)을 전달하며 우리가 사는 지구촌에 빈곤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길 기원했다.

UN평화사절단은 또한 내년에 맞이하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며 세계 빈곤 어린이돕기 캠페인과 성금 모으기 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니 반 총장의 관심을 피력했다.

여기에 대해서도 반 총장은 “흔쾌히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반 총장은 “혹시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메시지는 꼭 전달하겠다”는 긍정적인 대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맨해튼 인터콘티넨탈 호텔서 단청주제 문화공연

20개국 대사 등 참석대중으로부터 큰 호응 받아

2일 오후 6시에는 뉴욕시내 맨해튼에 위치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김숙 유엔주재 한국대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대사관 등 20여개국 외교계 인사들과 UN평화사절단 50여명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년의 문화, 천년의 평화’라는 주제의 평화의 밤 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20여명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고 조계종 포교원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유엔의 평화정신을 기리며 (한국불교계도) 빈곤아동 돕기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런 일련의 행사를 통해 이념과 종교, 지역에 따른 분열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인류평화와 공영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UN평화사절단장 수불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불교조계종은 1700여년간 자비와 지혜의 정신을 실천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한민족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왔다”며 “우리는 ‘국제평화와 안전의 유지’라는 UN 설립취지에 적극 동참할 뿐만 아니라 ‘빈곤아동 돕기’등을 통해 국가간 상호 우보증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유엔주재 김숙 한국대사도 인사말을 통해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피해를 입은데 마음이 아프지만 오늘 20여개국 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주 특별한 행사를 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외국 대사를 대표한 UN주재 룩셈부르크 실비 루카스대사는 “우리나라가 나찌에 의한 희생국으로서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파병한 것은 고귀한 가치추구를 위함이었음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계종 UN평화사절단장 총재 지원스님(포교원장)은 ‘평화 선언문’을 선포하며 “이제 우리는 이념과 종교, 민족과 지역에 따른 대립의 벽을 넘어 경계를 무너뜨리고 이웃이 되어 글로벌 지구촌이 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고요한 평화의 강물이 흘러 그 잔잔한 물결이 강산을 적시고 사람들의 몸과 마음으로 스며들어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세상, 평화로운 세상이 속히 오길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다”고 선언했다.

행사의 절정은 서울 한성대 이기향 교수가 지도하는 단청을 주제로 한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진 문화공연이었다.

이날 이기향 교수팀은 ‘천년의 문화, 천년의 평화-단청, 춤추다’를 주제로 한 역동적인 무용을 선보여 한국 전통불교를 현대에 해석해 세계문화의 중심인 뉴욕에 전하는 민간 외교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연을 본 UN주재 라하타 왕축(Lhata wangchuk)부탄대사는 "평화롭게 살려고 하는 가치는 인간의 근본이며 불교국가인 부탄도 이제 불교의 가치를 배워야 한다“며 ”문화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피력했다.

■ 행사 이모저모

○…1일 워싱턴 한국전 참전공원 추모공원에서 해병의 전우애가 꽃 피었는데. 이날 한국에서 온 포교사단 임희웅 단장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전쟁영웅 참전용사 신진균씨(워싱턴 한국전쟁 참전전우회 이사)를 만난 것. 함께 전쟁을 겪지는 않았지만 같은 해병전우로 80살에 이른 두 사람은 끈끈한 정을 나누며 손을 맞잡았다.

○…1일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들어오던 날 뉴욕 시내 곳곳이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여행가이드에 따르면 이런 일은 100년에 한번 볼까말까 하는 풍경이라고. 지하철이 발달된 뉴욕시내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거리에 사람이 걸어다니는 일을 보는 일은 드물었으나 이날은 많은 시민들이 센트럴파크 인근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2일 조계종 UN평화사절단 취재를 위해 맨해튼을 방문하기로 했던 미주지역 방송과 신문 등 현지 언론사들과의 기자간담회가 취소했다. 이유는 허리케인 세리의 영향으로 뉴욕시내에 유류파동이 일어났기 때문. 조계종 UN평화사절단이 뉴욕에 들어오던 1일 저녁에도 주유소에는 4Km의 긴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고 할림가 등 시내 곳곳의 주유소에도 기름통을 들고 급유를 받기 위한 긴 행렬이 연출되기도.

○…취재진이 2일 UN본부를 들어가기 위해 검색대를 통과해 엘리베이터에 올랐을 때 기기 점검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유를 물어 보니 "스톰(Storm)"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통역자에게 구체적으로 물어 보니 허리케인이 유엔본부에도 강타해 엘리베이터의 이상을 점검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조계종 UN평화사절단에 대한 따뜻한 환대에 감동을 받았는데. 애초 유엔본부에 출입이 엄격히 통제돼 취재진의 접근이 어려웠고, 일반인의 유엔본부 접근조차 허용이 되지 않았지만 불교계의 방문에 취재진과 방문진은 별 어려움 없이 접객실에서 면담이 이루어졌다. 반 총장은 면담후에도 일일이 방문객과 취재진에게 악수를 하며 엘리베이터 앞에까지 배웅하는 극진함을 보여주었다.

○…2일 오후6시에 뉴욕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천년의 문화 천년의 평화’ 행사에서 조계종 UN평화사절단 총재 지원스님(포교원장)은 ‘평화선언문’을 영문으로 낭송해 글로벌 시대의 포교전략을 보여 주었는데.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청중의 귀를 쫑끗하게 한 지원스님은 직접 독학한 영어실력이 아주 상당하다는 게 주변의 평가.

○…2일 뉴욕에서 진행된 문화공연에 밀리언셀러 불서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스님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스님은 동참한 VIP들과 종단 스님들 사이에 통역을 맡아 해 주며 한국 전통불교 문화 사절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혜민스님을 알아 본 방문불자들 몇몇은 의미있는 날, 의미있는 스님(?)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여태동 기자 | tdyeo@ibulgyo.com
[불교신문 2012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