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을 이야기할 때 불교 살아날 수 있다”

수불스님, 동국대 불교대학원 특강
현대인에게 적합한 간화선 체험 늘려야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날 우리들이 종교를 믿는 모습을 볼 때 과연 올바르게 믿고 있는 것인가.”

불교신문 사장 수불스님(안국선원장,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은 지난 14일 동국대 불교대학원 불교경영자 최고위과정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이 같은 물음을 던졌다. 맹목적으로 종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을 가지고, 스스로 종교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믿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날 특강은 동국대 불교대학원(원장 계환스님)이 제15기 불교경영자 최고위과정 수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것으로, 강사로 나선 수불스님은 ‘간화선의 본질과 이해’를 주제로 올바른 종교생활, 불교적 가치관의 확립, 간화선 수행의 필요성 등에 대해 강의했다.

수불스님은 “부처님께서는 어리석음을 지혜로움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가치의 방법에 눈을 뜨시고 많은 사람들이 눈을 뜰 수 있도록 길을 제시했으며 이러한 가르침이 불교가 된 것”이라며 “불교를 통해서 어떤 눈을 떠야 하고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는지 스스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불스님은 “진정한 수행의 바른 가치가 어떤 것인지 정리된 모습이 있다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종교를 위해 종교생활을 하기 보다는 왜 종교를 믿어야 되는지에 대한 가치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종교는 진리를 깨닫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정의하고 잘못된 종교생활을 비판했다.

“사람들이 종교를 어떻고 믿고, 행동하고 사고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막무가내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불스님은 수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진정한 종교의 가치관이 어디에 있는지 눈 뜨게 될 때 삶의 질이 바뀌게 되며 이를 위해 수행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불교에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간화선이라는 수행법이 있지만 보편화되지 않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수불스님은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수행을 전제하고 있어야 하며 수행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만 불교가 살아날 수 있다”며 “화두를 들고 의심하는 것이 간화선이며 의심을 하지 않고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행을 이야기하고 간화선 수행을 체험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태규 기자 | che11@ibulgyo.com
[불교신문 2801호 2012년 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