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재가법사 노력에 군포교 희망 싹 티워

29일 영축사 개원법회…5개월만에 1백명 동시법회 가능

열악한 현실 속에서도 한 재가법사의 노력이 군포교 희망의 싹을 틔웠다. 9사단 백마부대 수색대대 깡통법당이 박호석 법사의 노력으로 ‘영축사’로 신축돼 지난 29일 개원법회를 열고 군장병들에게 부처님의 법음을 전했다.

영축사는 대불련 총동문회(회장 윤제철)의 주관으로 29일 조계종 원로회 부의장 밀운 대종사를 증명법사로 사단장 정태희 소장과 법현(열린선원장), 대진(보광사 주지), 태봉(용암사 주지) 스님, 제1군단 군종참모 이정우 법사를 비롯한 군승법사와 불자장병 등 사부대중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는 기존의 깡통법당에 모셨던 부처님을 신축법당으로 이운하는 의식으로 시작했다. 법현 스님(열린선원장)의 이운의례와 군악대의 인도로 백마부대 사단장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500여 미터 거리에 떨어진 신축 영축사로 부처님을 이운했다.

이어 개원법회에서는 영축사 불사에 공헌한 불사추진위원장 박호석 법사를 비롯한 박종오, 한정희, 박태호, 봉은구도회, 대한불교삼보회에 사단장 감사장 전달됐다. 아울러 수색대대 김효중 대위에게는 공로표창이 이루어졌다.

영축사의 전신은 ‘깡통법당’이다. 인근 절의 한 스님이 일요일이면 절을 찾아오는 장병들이 부대 안에서 법회를 볼 수 있게 불상을 모실 공간을 찾다가 이곳에 깡통법당을 마련했다. 이 법당에 100여명의 군장병들이 매주 법회를 이어왔다. 삭아 문드러진 함석 같은 얇은 철판을 잇대어 지은 창고였던 이곳이 한 재가법사의 노력으로 번듯한 법당으로 탈바꿈했다.

신축된 영축사는 박호석 법사의 신축불사 발원에 대불련 군포교지원단(단장 유선재)이 군승이 없는 군법당의 법회를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박호석 법사는 깡통법당의 참담한 광경에, 불제자로서 도저히 얼굴을 들 수가 없어서 결코 쉽지 않은 불사를 결심했다. 11보급대대 안국사를 새로 짓고 남은 불사금 1천만 원이 있었기에 마음을 냈다.

모두 6천여 만 원이 소요되는 불사비를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을때, 대불련총동문회 홍경희 동문의 스승이 이곳 깡통법당을 찾아 참배한 후 1천만 원을 보내왔다. 마침 절을 짓다가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 중단한 한 비구니 스님이 자재를 기증해줬다. 불사비도 절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박 법사의 원력을 전해들은 봉은사 수도원 출신 모임에서 1천만 원의 불사금을 약속했고, 안국선원 수불 스님도 1,000만원을 희사했다. 깡통법당의 슬픈 현실에 많은 이들이 동참해 공사 시작 5개월여 만에 영축사 신축불사를 마쳤다. 양철집의 헌 농짝위에 모셔진 부처님 뵙기가 송구스러워 시작한 불사가 건평 40여평의 공간에 1백여명이 동시에 법회를 가질 수 있는 새 법당으로 탈바꿈한 것.

신축법당 자리에서 박호석 법사는 이곳에 30연대가 있을 때 부대 이름을 ‘독수리 부대’라고 불렀고, 수색대대가 들어선 지금은 ‘솔개부대’라고 부르고 있어, 법당의 이름을 ‘독수리’ 축자를 따서 ‘영축사(靈鷲寺)’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서현욱 기자 mytrea70@yahoo.co.kr
[불교닷컴 2011년 10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