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마곡사, 간화선 대중화 나서다

‘법문·실참·점검’ 3박자 프로그램 선보여
수불 스님 지도법사로 계절마다 1주일 정진

“붓이라 부르면 집착이요, 붓이라 부르지 않으면 등지게 된다. 화두를 들어 일으키는 곳을 향해 알려하지 말고, 분별의식으로 헤아리거나 알아맞히려 하지도 말라. 말을 해도 안 되고 말이 없어도 안 된다.”(진각국사 어록 中) 조계종 제6교구본사 공주 마곡사(주지 원혜 스님)가 초심자를 대상으로 간화선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마곡사는 간화선연구소(소장 미산 스님)와 지난 7월을 시작으로 10월 잇따라 간화선 집중수행을 개최했다.
마곡사가 간화선연구소와 손을 잡고 집중수행을 연 이유는 수행·문화·생명·나눔·평화 등 조계종 5대 결사 차원이다. 교구본사에서 초심자 간화선 집중수행에 앞장서 수행결사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수행도량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원력인 셈이다. 올 겨울 한 번 더 집중수행을 기획 중인 것도 이 같은 의지 표현이다.

1차 간화선 집중수행은 7월4~10일 마곡사에서 열렸다. 스님 16명과 재가자 34명이 동참했다. 당시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지도법사로 화두를 내리고 수행을 점검했다. 참가자들 호응이 높아 동국대 국제선센터와 함께 곧바로 10월1~7일 2차 간화선 집중수행을 실시했다. 주관은 1차 수행을 개최했던 간화선연구소가 맡았고,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이자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다시 지도법사로 참여해 참가자들 화두를 점검했다. 스님 7명과 재가자 40명이 동참했다.

10월1일 오후 종교를 믿는 이유와 선수행이 필요한 이유를 주제로 한 수불 스님의 영상 입제법문과 마곡사 주지 원혜 스님 격려사가 이어졌다. 원혜 스님은 “본래면목을 찾고자하는 간절한 대신심과 화두를 향한 대의심과 대분심을 일으켜 자성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온몸을 던져 의심해 그 의심이 단단히 뭉쳐 오고가도 못할 때 의심덩어리를 깨뜨려 깨달음에 이르길 기원한다”며 간화선 초심자들을 독려했다.

간화선(看話禪)이란 화두를 들고 간절히 의심해서 들어가 그 화두를 타파해 깨달음을 얻는 수행법이다. 간화(看話)란 화두를 바라보는 선이라는 뜻이다. 말길과 생각의 길이 끊어진 화두를 간절한 의심으로 깊이 몰입해 들어가 화두와 하나가 돼야 한다. 이를 “화두를 든다” 또는 “참구한다”고 한다. 자신이 본래 부처임을 지금 이 자리에서 온몸으로 보는 것이다. 즉 화두로 분별심을 송두리째 뽑아내 청정한 본래면목을 확인하는 수행이 간화선이다.
수불 스님은 화두법문에서 참가자들에게 손가락을 들어 튕기게 했다. 스님은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하게 하는가”라며 “화두를 줬다. 문제는 한 번 들었으면 됐으니 답만 찾으라”고 설했다.

김홍근 간화선연구소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수불 스님의 이 같은 화두법문은 ‘이뭣고’ 화두를 초심자들이 쉽게 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6박7일간 마곡사 경내에서 수불 스님이 준 화두를 들고 행선과 좌선 등 자유롭게 정진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 9시 수행을 독려하는 법회 참석만 빼고 가행정진했다. 10월3일 저녁부터 오전과 오후 세 차례에 걸쳐 수행을 점검했다. 10월4일부터는 수불 스님이 참가자들과 대면해 화두정진 상황을 체크했다.

향후 마곡사는 간화선연구소와 한 차례 더 초심자 집중수행을 준비할 예정이다. 남태규 마곡사 종무실장은 “앞으로 간화선연구소와 지속적으로 협의해가면서 초심자를 위한 집중수행을 개최할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참가할 수 있도록 비용도 저렴하게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간화선연구소는 “간화선은 무명을 밝히는 한국불교 정통 수행법”이라며 “화두 참구를 통해 정신의 벽을 온몸으로 뚫는 통쾌함을 경험하고 싶은 분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법보신문 1116호 2011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