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수행 정진하라”

현장 / 수불스님과 외국인들의 수행 즉문즉답

지난 3일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스님과 외국인들이 간화선 체험 및 수행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스님의 하루 일상은 어떠십니까?”, “혼자서 수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까? 여럿이 모여 수행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까?”, “7일간 간화선 집중수행을 통해서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다른 수행법으로도 깨달음을 얻는 것이 가능한가요?

지난 3일 오후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스님(안국선원장.불교신문 사장)이 외국인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와 간화선을 알리고 외국인들의 수행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미국, 인도, 영국, 스코틀랜드,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 온 12명의 외국인들은 명상과 수행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궁금증을 쏟아내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외국인들의 질문은 수행에 대한 것이 대다수였다. 그 중에서도 수불스님이 지도하는 간화선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미국 햄프셔대학 종교학 교수 혜민스님의 통역으로 진행된 이날 만남은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수불스님이 지도하는 간화선 수행을 체험한 외국인들부터 처음 수행을 체험하고자 하는 이들까지 서로 국적과 참가 동기는 달랐지만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하는 목표는 오직 하나였다. 바쁘게 변해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불안, 잡념,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일이 많기 때문인지 마음의 평화를 구하려는 모습은 이들의 모습은 진지하기만 했다.

간단한 소개와 참가 계기에 대한 이야기로 즉문즉답이 시작됐다. 대부분이 평소 사회생활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행복이나 마음의 평화에 대해 고민해 온 사람들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부터, 한국불교 수행체험을 위해 휴가를 내고 참가한 사람, 템플스테이 참가를 계기로 한국불교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 간화선 수행을 참가했던 동료의 소개로 수행을 체험하고자 열의를 보인 이들도 있었다.

수불스님은 외국인들에게 간화선과 한국불교 수행을 알리기 위해 오는 11월말이나 12월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간화선 집중수행 7일 과정을 계획하고 있다.

수불스님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쉬운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오케스트라의 비유를 들며 함께 수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강조했으며, 올바른 정진을 위해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고 천천히 꾸준하게 정진하는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참가자들을 위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모든 일들은 내 입맛(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편하게 마음을 쓰면 됩니다. 순간순간 바꿀 수는 있어도 완전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인연만 있으면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어떤 스승을 만나 어떠한 가르침을 얻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에 흔들리지 말고 오늘 하루하루에 충실해야 합니다. 천천히 꾸준하게 수행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외국인 간화선 수행 체험자 소감

- 사이먼(Simon, 영국)

“현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직업은 사진가다. 오랫동안 불교에 관심이 있었지만 한국에 와서 선을 처음 알게 되었다. 지난해 해남 미황사에서 열린 외국인을 위한 코스에 참여할 수 있었다. 간화선 체험 후, 세상이 달라 보이고 항상 차분하고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심오한 경험이자 대단한 경험이었다.

- 다비드(Davide, 이탈리아)

“한국 고등학문연구소에서 부교수로 1년 반 동안 근무해왔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일본에서 약 10년간 살았으며 그 당시 일본선과 일본불교를 경험할 수 있었다. 지난 2월부터 안국선원 토요일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력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며 그것이 참선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이다. 간화선 체험 이후 더욱 안정되고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 조아네스(Johannes, 독일)

“독일에서 건축가로 일했다. 요즘 일과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은 쉬고 있는 중이다. 불교와 명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으나 2011년 초 인도 여행 이후 명상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참선을 통해 어떤 문제를 직면했을 때 그 문제들이 예전과 다른 각도에서 보이고 또 저절로 해결된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엄태규 기자 | che11@ibulgyo.com
[불교신문 2011년 9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