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문제 해결 위해 화두와 싸워 이겨라”

한국간화선연구소 ‘간화선 집중수행과정’ 현장

수불스님, 참가자들을 위한 화두법문에서 강조

한국불교의 정통수행법인 간화선 집중수행과정이 열린 지난 4일, 100여 명의 사람들이 공주 전통불교문화원 큰선방에 모였다. 이번 수행과정에 참가한 계기도, 참가자들의 나이도, 종교도 각양각색이었지만 간화선 수행을 통해 무명을 밝히고자 하는 마음만은 다르지 않았다. 간화선의 ‘참 맛’을 체험하기 위해 모여든 참가자들의 의지는 무더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한국간화선연구소(소장 미산스님)와 전통불교문화원(본부장 혜오스님)이 지난 4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진행하는 간화선 집중수행과정에 참가한 이들은 총 109명. 이번 간화선 집중수행은 쉽고,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간화선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매일 오전9시 안국선원장 수불스님(본지 사장)이 법문을 통해 참가자들의 공부를 점검하는 시간과 하루 3번의 공양시간을 제외하면 모든 일정이 참가자들의 정진으로 이뤄진다. 취침 시간도 따로 없이 잠이 오면 그 자리에서 잠들고 다시 일어나 정진하면서 참가자들이 온전히 간화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특히 수불스님의 지도로 진행되는 이번 과정에 대해 참가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참가자들 가운데는 재가자뿐만 아니라 비구 16명, 비구니 11명, 중앙승가대 학인 21명 등도 함께 참가했다. 출가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간화선 체험을 준비하는 스님들의 표정은 더욱 진지했다. 간화선 집중수행과정이 진행된 지는 올해로 4년째지만 대규모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일 입제식에서 간화선연구소장 미산스님은 수행에 앞서 치열한 각오로 수행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수행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사부대중을 위한 진심어린 당부였다. 미산스님은 “간화선은 생명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살려내는 탁월한 수행방법”이라며 “일주일동안 사고와 사유, 온갖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정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텅 비운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강조했다.

임충빈 충남대 석좌교수(전 육군참모총장)는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군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전역 이후에도 바쁜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며 “군 생활기간 알게 된 수불스님과의 인연으로 이번에 참가하게 됐는데 나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예전에 수불스님의 육조단경언해 CD를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수불스님께서 직접 간화선을 지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석하게 됐다”는 김홍수씨는 “이번 간화선 과정을 통해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것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면 더 큰 재산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7시 수불스님이 법석에 올라 화두법문을 설했다. 참가자들의 손가락을 움직이게 한 뒤,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움직이게 했는가’라는 문제를 내렸다. 일주일간 참가자들이 답을 찾아야 할 문제다. 수불스님은 “답을 구하겠다는 치열함을 가지고 머리가 아닌 몸으로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 수불스님은 “오로지 답을 찾기 위해, 화두와 싸워 이기기 위해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여라”면서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 자리에 모인 만큼 공부하는 동안에는 끊임없는 의심을 갖고 자기 문제, 자기 공부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주=엄태규 기자 | che11@ibulgyo.com
[불교신문 2734호 2011년 7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