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부산 연합회 내달 11일 발기인 대회

부산지역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 스님들이 연합회를 결성한다. 이름하여 '대한불교 조계종 부산 연합회'다. 성도재일(成道齋日·석가모니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날)인 내년 1월 11일 오후 4시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발기인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발기인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수불(안국선원) 스님을 비롯해 사무총장 심산(홍법사) 스님, 준비위원 정산(황련사) 스님, 하림(미타선원) 등 현재 1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발기인대회까지 300여 명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모두 활발한 포교활동을 통해 부산 불교계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어서 연합회 결성은 꽤 큰 파장이 예상된다.

수불 스님 등 10여 명 주축
내년 4월 대규모 결집대회

"(조계종) 종도로서 현대사회의 시대적 요구에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참회한다"는 게 이들이 밝힌 연합회 결성의 취지. 그동안 대한불교 조계종이 추구하는 참된 수행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해 반성하고 다양한 지역의 사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일정한 역할을 맡겠다는 이야기다.

조계종 부산연합회의 결성은 당분간은 지역 불교계에서 마찰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교구본사 중심의 조계종 체제상 부산지역 교구본사인 범어사와의 관계가 우선 그렇다. 범어사로서는 마뜩잖을 수밖에 없는데, 심산 스님 등은 "부산에 범어사가 중심이지만 통도사나 해인사 등 다른 문중의 조계종 종도들도 많이 있어 연합회 결성의 필요성이 크게 요구됐다"며 "조계종 총무원과 범어사의 동의를 얻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조계종을 비롯해 천태종 등 범종단 모임인 기존 부산시불교연합회도 내심 편한 심기는 아니다. 수십여 년 부산시불교연합회를 중심으로 부산불교계가 큰 무리 없이 유지되고 있는데, 공연한 혼선만 초래하고 불교계 내부 분열 양상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이에 대해 조계종 연합회 측은 "부산시불교연합회는 모든 종단이 포함되는 대표적 기구이므로, 조계종 연합회는 그 안에서도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그러나 예를 들어 불탄일 행사나 팔관재 등 기존 불교행사는 부산시불교연합회가 주최하고, 그동안 제대로 치러지지 않았던 성도재일 기념행사는 조계종 연합회가 주최가 되는 등 역할 분담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연합회는 교육, 학술, 문화, 복지, 장학 사업 등도 전개할 방침이며, 내년 4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대회장으로 하는 대규모 결집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임광명 기자 kmyim@
[부산일보 2010년 12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