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세계화 국제학술대회 개막

12일 종립 동국대 불교학술원 주최…13일까지
‘간화선, 세계를 비추다’ …세계 석학 대거 참석

조계종립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원장 로버트 버스웰)이 ‘간화선 세계를 비추다’를 주제로 간화선 세계화를 위한 국제학술대회를 12일 교내 중강당에서 개막했다.

‘간화선 세계를 비추다’란 제목으로 열린 학술대회는 간화선의 비교 조망을 위해 ‘배경’과 ‘전개’, ‘실참’ 세 부분으로 나눠 국내 간화선 학자들과 세계의 석할, 그리고 간화선 수행을 하고 있는 수좌 스님들까지 참여해 학자와 수행자가 고른 비중을 갖고 치룬다.

이 학술대회에는 국내 학자로는 종호 스님(동국대 교수), 혜원 스님(동국대 교수), 미산 스님(중앙승가대 교수), 창원대 이덕진 교수, 충남대 김방룡 교수가 참여했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로버트 샤프 교수, UCLA 나타샤 헬러 교수, 햄프셔 컬리지 혜민 스님, 하버드 대학 제임스 롭슨 교수 등 석학들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특징인 ‘실참’을 생생히 전해줄 수좌 스님들로 원로의원 고우 스님,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혜국 스님,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 등이 참여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기조발제를 혜국 스님이 맡아 ‘간화선의 유래와 수행방법’을 대중들에게 생생히 전달하도록 한 점에서 이번 학술대회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대독한 개회식 축사를 통해 “간화선에 대해 세계 여러 학자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우리를 넘어서 세계 선수행의 흐름에 대해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며 “수행에 전념하신 여러 선사들을 초청하여 법문을 듣게 된 것은 이론과 실천의 두 영역에서 간화선의 의의를 찾아보려는 시도로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축하했다.

동국대 이사장 정련 스님도 “‘간화선의 원리와 대중화’ 속에는 이와 같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불신과 갈등과 온갖 불편함을 해소하고, 마음의 평화와 심신의 편안을 가져다 주고,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평화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고 격려했다.

오영교 총장은 “동·서양의 간화선 학자들과 선원의 고승대덕들이 대거 참여해 간화선을 비교조망하고 그 배경과 전개 실참에 대해 논함으로써 간화선의 심도 있는 이해와 대중화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학술대회를 주관한 로버트 버스웰 불교학술원 원장은 “불교학술원이 첫 번째 여는 공식행사로, 동국대 내 학자간은 물론, 한국학자와 세계 학자들, 수행하는 스님들과 종단과의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버트 버스웰 원장은 “불교학 분야에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동국대의 영향력을 높이고 세계적 대학으로 발전시켜, 학자와 수행자 모두에게 불교학의 메카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특히 유창한 한국어와 영어로 통역 없이 번갈아 가며 내빈을 소개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영담 스님은 “간화선 수행을 실천한 큰스님들께서 함께 자리를 한 것은 이 대회가 학술적인 영역을 넘어 부처님의 법음이 전 세계에 전파되는 큰 법회이며, 한국의 간화선 수행법의 우수함이 세계만방에 알려져 그 가치가 재발견되길”기대했다.

첫번째 기조발제에 나선 혜국스님(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및 제주 남국선원장)은 ‘간화선의 유래와 수행방법’주제의 발표에서 간화선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참’해야만 진면목을 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스님은 “선원에서는 한 생각 일어나기 이전자리를 화두라고 하는데 그 화두가 반야공선이라는 것을 일러준 일구라는 걸 모르고 잘못 생각하여 소소 영령의 주인공이 각자 따로 있는 것으로 잘못 알아 애를 먹었다”며 “언어도단 심행불처의 세계는 곧바로 참구해 들어가야지 생각으로 따져선 안된다”고 간화선 수행법에 대해 설명했다.

스님은 그러나 “간화선은 말길이 끊어진 자리”라며 “간화선에서 볼 때 지금까지의 모든 말과 글로 부득이 생각이 끊어진 자리를 중언부언 허물을 쌓는 일이며, 결국 이것은 본분사이이에 각자 본인이 해결해야 할 당사자의 몫일뿐이니, 노력하고 노력할 일”이라며 정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혜국 스님의 기조발제에 이어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로버트 샤프 교수가 ‘선공안,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중앙승가대 교수 미산 스님이 ‘간화선의 3요체와 37보리분법의 5근 5력에 대한 비교교고찰’, UCLA 나타샤 헬러 교수가 ‘거울을 닦는 도구:중봉명본의 재가신자들에 대한 가르침에서 화두’, 동국대 교수 종호스님이 ‘화두(話頭)의 내재적 구조 일고(一考)’등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또 미국 햄프셔칼리지 교수인 혜민 스님이 ‘돈오의 점진적 체험’, 이덕진 창원대 교수가 ‘간화선의 한국적 이해-지눌과 혜심을 중심으로’, 김방룡 충남대 교수가 ‘한국 근현대 간화선사들의 보조선에 대한 인식’, 미국 하버드대 제임스 롭슨 교수가 ‘선의 재고(再考)를 통한 재탄생’을 주제발표했다.

국제학술대회는 13일까지 이어진다. 13일에는 안국선원 선원장 수불스님이 ‘간화선 수행의 대중화’를 주제로 기조발제하고, 오슬로대학의 할버 아이프링 교수(망상을 없애는 명상 수행법-감산덕청의 법문에 나타난 명상의 대상과 마음가짐에 대하여), UCLA 윌리엄 보디퍼드 교수(간화선과 중세 일본의 자세점검), 일본 임제종의 고지마 다이잔 스님(일본 선계의 현황과 전망), 한산사 용성 선원장 월암 스님(한국불교 전통선원의 현황과 수행) 등이 주제발표된다. 또 간화선수행을 하는 신부로 유명한 캐나다출신 서명원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의 사회 및 통역으로 토론도 진행된다.

양일간의 국제학술대회는 선승의 회향법문으로 마무리한다. 12일에는 고우스님(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이 ‘참선수행의 목적’을 , 둘째 날 세미나 후에는 진제 스님(동화사 조실)이 ‘향상의 정맥’을 주제로 각각 회향 법문을 한다.

또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외국학자들은 학술대회를 마친 다음날인 14일부터 16일까지 충주 석종사, 문경 봉암사, 공주 전통불교문화원, 순천송광사, 공주 마곡사, 예산 수덕사, 서산 개심사 등의 선원을 탐방하고 간화선 실참도 경험한다.

서현욱 기자 mytrea70@yahoo.co.kr
[불교저널 2010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