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전통 수행법 ‘간화선’을 논하다

ㆍ제1회 국제학술대회 12~13일 동국대서

한국 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화두를 드는 선 수행법)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가 마련된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오는 12~13일 동국대에서 ‘간화선, 세계를 비추다’라는 주제로 제1회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국내외 간화선 전문 연구자들이 참석하는 학술대회를 통해 세계적으로 드물게 간화선을 전통수행법으로 유지하고 있는 한국 불교를 널리 알리고, 면면히 이어져온 간화선의 체계화와 국제화도 모색해보는 자리다.

학술대회에는 미국의 로버트 샤프(버클리대) 제임스 롭슨(하버드대) 교수, 일본 임제종의 고지마 다이잔 스님 등 외국의 유명한 간화선 연구자 9명과 월암, 미산, 종호, 혜원 스님과 이덕진(창원전문대) 김방룡(충남대) 교수 등 국내 학자 6명이 주제발표에 나선다. 특히 실제로 간화선 수행을 해온 대표적 선사인 혜국(석종선원장) 수불(안국선원장) 스님이 기조발제를, 고우(조계종 원로의원) 진제(동화사 조실) 스님이 법문을 한다.참가자들은 학술대회 뒤 14~16일에는 석종사, 봉암사, 공주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 마곡사, 수덕사, 송광사 등을 찾아 간화선 수행자를 만나고, 수행 현장을 직접 탐방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해 6월 불교학술원 초대 원장으로 부임한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대 교수(불교학과)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저명한 불교학자인 버스웰 원장은 한국의 간화선에 매료돼 21세 때인 1974년에는 송광사에서 승려로 5년간 참선 수행을 하기도 했다.

버스웰 원장은 “미국 등 외국에 간화선을 연구하는 학자가 많지만 일본·중국 등이 중심이어서 한국에 간화선의 수행전통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며 “한국 불교의 간화선을 외국 학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학술대회 취지를 밝혔다. 그는 “교류없이 별개로 지내던 수행자들과 연구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간화선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불교학술원 부원장인 박인성 동국대 교수는 “서적을 중심으로 간화선 연구를 해온 외국학자들이 직접 간화선 수행자와 수행 현장을 찾고, 법문을 들음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간화선 체계화의 첫 발을 내디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재기 기자
[경향신문 2010년 8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