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군불총, 제11회 호국영령천도법회 봉행

故 한주호 준위 유족과 천안함 희생장병 유족 참석

“호국영령들의 극락왕생을 간절히 발원하며 숭고한 뜻을 계승해 부여받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현직 군불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라를 위해 산화한 호국영령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대규모 추모행사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호국영령의 은혜 잊지 않고 정진해
이 땅을 평화로운 불국토로 만들자”

지난 4일 논산 육군훈련소 신축불사 현장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사진 왼쪽)이 군종교구장 자광스님에게 후원 약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와 국군불교총신도회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중앙광장에서 제11회 호국영령 천도대법회를 거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스님을 비롯해 전.현직 군종교구장, 안국선원장 수불스님, 김태영 국방부 장관, 임충빈 전 육군참모총장, 주한미군 외교사절단 등 사부대중 3000여 명이 참석해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포교원장 혜총스님은 영가법어를 통해 “일체 호국영령들이 전쟁이 없는 편안한 극락세계에 갈 것을 기원한다”면서 “그들의 은혜를 잊지 않고 더욱 정진해 평화로운 불국토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호국의 달을 맞아 매년 열리는 호국영령 천도대법회는 고조선 호국영가에서부터 일제치하 광복운동 호국영가, 한국전쟁 전몰장병, 서해교전 전사자, 천안함 46용사에 이르기까지 건국 이래 나라를 위해 산화한 모든 영령을 추모하는 군불교의 대표적인 천도법회다.

특히 온 국민들을 슬픔에 잠기게 한 천안함 침몰사건과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열린 올해 천도법회는 더욱 각별하다. 이날 행사에는 고(故) 한주호 준위의 유족인 부인 김말순 씨와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군종교구장 자광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조국을 영원히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삶이 되어야 한다”면서 “호국영령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그 위업을 본받아 부단히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이 자리에서 “천안함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땅에서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적 재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불교계에서 천도법회를 마련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 이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토방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1부 영가천도 및 이운의식과 호국영령에 대한 조총 및 묵념, 발원문 낭독, 봉행사, 추모사, 영가법어, 헌시 및 추모시 낭독 등 2부 추모법회 순으로 진행됐다. 영가천도는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이자 어산작법학교 학장인 인묵스님이 주관한 가운데 불교 전통의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은 추모사에서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올바른 정신을 함양하고 나라와 국민의 복락을 위해 살아가는 불제자가 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임응순 국군불교총신도회 부회장도 발원문을 통해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인식하고 더 이상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호국의지를 고취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법회가 끝난 후 중앙광장에서는 식후행사로 국방부 의장대와 취타대의 시범, 선화 그리기 시연 등이 이어져 행사 참석자와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불교신문 2634호 2010년 6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