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군종참모 김명환 법사 186일만에 ‘귀환’

“해외파병 경험, 포교활동 큰 도움”

해군법사 첫 파병, 군불교 위상 강화 기여
“함상내 불교동아리 활동, 부대원들 활력소”
소말리아 인근 연안마을서 자비실천 앞장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 ‘청해부대 2진’ 대조영함이 지난 1월 18일 오전 진해군항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대조영함은 소말리아 해역에 최초로 파병된 ‘청해부대 1진’ 문무대왕함에 이어 지난해 7월16일 진해군항을 출항한 지 186일 만에 귀환했다. 대조영함은 지난 6개월 동안 해적 소탕작전을 비롯해 6만70717㎞를 항해하며 외국선박 439척을 포함해 총 25회에 걸쳐 592척을 호송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해적활동이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거둔 실적으로 현지 해상보안은 물론 한국해군의 위상을 드높였다.

청해부대의 이 같은 눈부신 활약 뒤에는 군종참모로서 부대원들의 정신무장을 뒷받침해준 군법사 혜정 김명환 법사의 숨은 조력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해군법사 최초로 해외파병에 동참한 김명환 법사는 군불교 위상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400톤급 초대형 구축함인 대조영함에는 김 법사를 비롯해 간부와 병사 등 부대원 300여 명이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해병대 1사단 해룡사 주지를 맡고 있다 청해부대에 유일한 군종장교로 배속된 그는 작전기간 동안 불교를 비롯한 기독교, 천주교 등 부대원들의 모든 종교 활동과 상담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김 법사는 “2008년 해군사관학교 생도들과 함께 4개월에 걸쳐 15개국을 순항한 경험은 있지만, 함상에서 생활하는 장기파병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국을 대표해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돼 선박과 민간인을 보호한 것은 큰 보람이지만, 40도가 넘는 더위와 80%에 육박하는 높은 습도에서의 함상생활은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병기간 대부분을 배에서 보내며 해적을 소탕하는 임무가 쉽지만은 않았다. 긴박한 작전수행 외에도 뜨거운 햇살과 모래바람, 대양의 높고 강한 파도에 맞서야 하는 열악한 자연환경은 부대원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김명환 법사 주관으로 함상에서 진행된 불교동아리 활동모습.

때문에 김 법사는 매주 일요일 오전10시 정기법회는 물론 매월 두 차례 인성교육을 진행했다. 또 ‘108배반’, ‘명상반’ 등 불교동아리를 주관하고 수시로 상담활동을 벌이는 등 부대원들의 심신안정을 위해 만전을 기울였다. 그는 “망망대해에서의 함상생활은 자칫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부대원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마음을 유지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특히 108배와 명상을 처음 접해보는 부대원들의 호응이 좋았던 불교동아리 활동은 함상생활의 활력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법사는 부대원들과 함께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서쪽 연안에 위치한 지부티 내 초등학교와 고아원을 수차례 방문해 학용품을 전달하고 자원봉사를 펼치는 등 자비실천에도 앞장섰다. 그는 “파병 전부터 대민지원을 염두하고 군종교구와 안국선원 등의 지원을 받아 학용품을 준비해 갔다”면서 “국경분쟁으로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현지인들은 처음에는 이방인들의 방문이 탐탁치 않은듯 했지만, 성심껏 봉사하는 부대원들의 모습을 보고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로 복무 10년째를 맞는 김 법사는 군종교구와 해군사령부의 귀국신고를 마치고 이달부터 해군교육사령부 흥국사 주지 소임을 맡게 된다. 그는 “청해부대에서의 소중한 경험은 앞으로 포교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1년 군종 59기로 임관한 김 법사는 해군제주방어사령부 해봉사, 해군작전사령부 해운사, 해병대 6여단 흑룡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불교신문  2595호/ 2010년 2월 3일]